“韓, 엘피다 파산하면 세계 반도체시장 독식”

입력 2012-02-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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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일본 반도체 업체 엘피다메모리가 파산할 경우 세계 반도체 시장은 한국 기업에 의한 독과점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1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엘피다가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세계 PC 및 D램 시장에 심각한 영향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세계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한국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염두에 둔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작년 3분기(7~9월) D램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는 삼성전자가 45.0%로 1위를 차지했고, 하이닉스반도체가 21.5%로 뒤를 이었다. 엘피다는 12.1%로 3위에 머물렀다.

D램익스체인지는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한국 기업과 맞서온 엘피다가 무너지면 세계 시장은 독과점 상태에 한 걸음 가까워진다고 강조했다.

독과점 상태가 강해져 경쟁이 저하하면 PC 제조업체도 가격 결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D램익스체인지는 내다봤다.

미즈호인베스터스증권의 이시다 유이치 애널리스트는 “엘피다는 그리스와 같은 처지”라고 평가했다.

경착륙할 것이라는 가정도 유효하지만 희망적인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시다 애널리스트는 “정부 입장에선 엘피다 지원이 오점으로 남을 것이고, 주거래은행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 결국 6000명 가량의 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의 공적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즈호투신의 아오키 다카시 수석 펀드 매니저는 “D램 메이커가 없는 선진국도 많다”며 “일본에서 D램 메이커를 공적자금을 투입해서까지 살려둘 필요가 있느냐”며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엘피다는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정부 및 채권단과의 협상이 3월말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으나 14일 협상이 난항에 부닥쳤다고 인정했다.

엘피다는 오는 3월 회사채 150억엔을 상환해야 하며, 4월2일까지 공적 지원에 따른 은행 대출 잔액 770억엔도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

엘피다의 지난 2일 기준 현금보유액은 500억~600억엔 수준으로 부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만기까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이 불가피하다.

파산 우려가 증폭되면서 15일 도쿄증시에서는 주가가 하한가를 쳤고 16일 오전장은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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