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중국 미래권력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 실리와 체면을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 부주석은 16일(현지시간) 27년 만에 다시 방문한 아이오와주에 풍성한 선물 보따리를 안기고 로스앤젤레스(LA)로 떠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전일 아이오와주에 도착하기 전 이틀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정부와 의회의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워싱턴에서 시 부주석은 무역불균형과 티베트·대만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중미 양국의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라며 “미국은 중국에 대해 수출 규제를 풀고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인정하라”며 할 말을 다했다.
미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워싱턴에서 다소 딱딱한 일정을 소화한 후에는 젊은 시절 방문했던 아이오와주의 작은 마을 머스카틴을 다시 찾아 과거의 인연을 소중히 하는 인간적 면모를 과시했다.
머스카틴의 드웨인 홉킨스 시장은 “그의 머스카틴 방문은 정치적인 것도 경제적인 것도 아니다”라며 “그의 방문은 미중 양국의 우정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풍성한 선물 보따리도 잊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시 부주석의 방미 기간 중국 기업들이 미국과 총 271억달러(약 30조원)의 제품 구매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곡창지대인 아이오와주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전일 카길, 아처다니엘스미들랜드 등 미국 곡물업체와 43억달러 상당의 대두 구입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제품 수입을 늘리면서 미국인의 중국에 대한 불만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 부주석은 마지막 방문지인 LA에서 중국 제품이 많이 들어오는 이 지역 항만시설을 둘러보고 17일 조 바이든 부통령과 미중경제협력컨퍼런스에 참석한다.
그는 17일 오후 미국 프로농구(NBA) 경기도 참관할 예정이라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