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태블릿PC 시장에서 반전을 위해 노트를 내세웠다. 기존 터치인터페이스 중심의 태블릿PC는‘갤럭시탭’으로, 스타일러스펜 인식 기능을 강조한 태블릿PC는‘갤럭시노트’로 가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으로 애플의 아이패드를 뛰어넘는다는 전략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면을 10.1인치로 키우고 필기입력이 가능한 S펜(스타일러스펜)을 내장한‘갤럭시노트10.1’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서 갤럭시노트 10.1을 포함해 다양한 태블릿PC 제품군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10.1과 갤럭시탭10.1의 가장 큰 차이는 S펜이다. 갤럭시노트10.1은 삼성 태블릿PC 최초로 필기입력이 가능한 S펜 기능을 탑재했다. S펜은 화면을 누르는 힘의 세기를 256단계로 인식해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제공하고 그림을 그릴 때도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탭과 갤럭시노트를 투 톱으로 세운 이유는 태블릿PC 시장에서의 부진을 씻기 위해서다. 최근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공방에 치이고 아마존 킨들파이어의 저가 공세에 밀려 태블릿PC 시장 3위로 내려앉았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태블릿PC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의 출하량은 214만대에 그쳐 시장점유율은 전분기 11%에서 8%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애플 아이패드는 출하량 1540만대를 기록해 점유율 57%로 부동의 1위를 지켰으며 아마존의 킨들파이어는 점유율 14%(출하량 389만대)를 차지해 2위로 급부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의 흥행이 갤럭시노트10.1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노트는 국내에서만 8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미국과 유럽, 중동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펜을 이용한 캐리커쳐 그리기 이벤트 등 아이패드와의 차별점을 강조한 마케팅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노트북PC, 카메라 등 전 제품군에 대해 중저가에서 프리미엄급까지 라인업을 세분화해 대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프리미엄급 갤럭시S 시리즈와 중저가형 갤럭시Y/M, 웨이브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 아이폰 단일 모델로 승부하는 애플을 제치고 시장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10.1과 갤럭시탭 신제품을 동시에 선보여 오는 3월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애플 아이패드3에 맞서 태블릿PC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모든 경우에 대비해 많은 제품을 미리 개발해 놓고 시장상황에 맞춰 이 중 하나를 출시해 히트시키는 방법으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막대한 인력과 자본력이 필요한 이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제조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