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장의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공관방문을 선택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검찰은 박 의장의 신분을 '사건 핵심관계자'로 지칭했고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예우와 전례를 고려해 조사장소를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김수한 당시 국회의장에 이어 사상 두 번째 방문조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이상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을 포함해 검사 3명가량을 의장 공관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예우 차원에서 부장검사가 직접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진술 과정을 녹음·녹화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영상녹화 장비는 지참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조사 방식은 김수한 의장 때 전례를 준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검찰은 1997년 4월 한보 정태수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 전 의장을 당시 박상길 대검 중수1과장과 홍만표 검사를 한남동 공관으로 보내 조사했다.
오후 5시께 의장 공관에 도착한 박 과장과 홍 검사는 접견실로 바로 올라가 김 의장과 잠시 환담한 뒤 접견실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식사도 거른 채 3시간30분 동안 공관에 머무르며 김 의장을 조사했다.
그러나 박 의장은 훨씬 더 긴 시간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 의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돈 봉투 전달을 사실상 시인하면서도 "수사가 진행되고서야 알게 됐다"며 직접 개입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기자회견 때 한 말로는 예상하기 어렵다. 조사는 해봐야 안다"며 철저한 신문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