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4·11 총선 이슈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내놨다가 ‘정권 심판론’으로 프레임을 급선회했다. 한미 FTA에 대한 주요 지도부의 입장이 과거와 대비됐던 것이 드러나면서 ‘말 바꾸기’ 역공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말바꾸기 논란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있을 취임 4주년 특별 기자회견에서 한미FTA 폐기 주장에 대해 다시 한 번 단호하게 대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이상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는 건 무모해졌다는 평가다. 당내에서도 “너무 앞서 나갔다”며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퍼져 있다.
이에 따라 다소 식상하지만‘정권 심판론’을 또 다시 내세워 ‘탈(脫) MB’를 시도하는 새누리당의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자신들이 처한 위기를 모면하려고 꼼수를 부리는 데 그들의 프레임에 말려서 계속 매몰돼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권 심판론은 지속적으로 얘기했던 부분”이라며“다만 며칠 전부터 주요 언론에서 여론을 (정권 심판론으로) 몰아가면서 총선 이슈 자체를 방향 전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19일 MB정부의 재정 현황과 사회양극화, 가계부채, 자살률 현황을 담아 별도의 보고서까지 발간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 ‘MB노믹스’를 강행해 저성장·고물가·사회양극화 심화·일자리 감소를 유발했다는 게 요지다. 현 정부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난했던 것을 빗대 MB정부 4년을 ‘대한민국 발전의 암흑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정부는 747공약(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 강국)을 내세웠지만 어느 것 하나 공약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며 “현 정권은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로 얼룩진 부패정권”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19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4대강·내곡동 사저·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 특검, 청문회 등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여론을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