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헌정사상 ‘첫 국회의장 기소’ 불명예

입력 2012-02-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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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 타격 불가피… 야권 공격 빌미 제공

지난 2008년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박희태 국회의장과 그의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써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돈봉투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올랐다.

이번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는 최강 권력자도 부정을 저지를 경우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정치권에 남겼다.

국회의장은 국가권력 서열 2위인 막강한 자리다. 지난 1993년 4월 박준규 당시 국회의장이 재산문제로 중도 낙마한 적은 있지만, 현직 국회의장이 검찰에 의해 기소된 건 박 의장이 헌정 사상 처음이다.

검찰 조사로 의장직을 중도에 사퇴의사를 밝힌 것 역시 박 의장 밖에 없다.

박 의장은 의장직 수행을 위해 탈당하면서 무소속 신분이지만 새누리당에 있을 때 국회의장직에 올랐고 이명박 대통령과도 가깝다.

총선을 앞두고 강도 높은 쇄신을 진행하고 이명박 정부와 선을 그어 온 새누리당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인 이유다.

앞서 새누리당은 박 의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그의 의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거리를 벌려 왔지만, 여론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새누리당의 입장을 떠나 이번 사건은 야권에 공세를 펼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고, 야권은 앞으로도 새누리당과 여권 전체를 부패정당으로 몰아붙이며 선거에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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