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22일(현지시간) 자국 국채를 보유한 민간채권단에 국채 교환을 정식 요청할 예정이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일부로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을 이행하는 수단인 국채 교환은 자발적인 채무조정이다.
3월8~11일 국채 교환이 이뤄지면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 2000억유로에 대해 명목가치 기준으로 53.5%가 탕감된다. 33%에 해당하는 700억유로는 30년 만기 장기채권으로 교환되고 남은 15%인 300억유로어치는 현금지급된다.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이 합의한 국채 교환 조건에 따르면 장기채권의 표면금리는 평균 3.5%로, 민간채권단의 손실률은 75%다.
그리스 정부는 21일 국채 교환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은 채권단도 강제로 국채 교환에 응하도록 하는 ‘집단행동조항(CACs)’ 도입을 허용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다.
그리스 정부는 국채 교환 참여율을 보고 CACs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그리스는 국채 교환 참여율 9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3월20일 145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 도래 이전에 국채 교환을 완료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피할 계획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는 교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500억유로, 100억유로의 그리스 국채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국채 교환이 요청되면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선택적 디폴트(S&P)’로 강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신평사 피치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고했다.
신평사들은 자발적 채무조정인 그리스의 국채 교환이 디폴트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신평사들이 앞서 ‘선택적’ 또는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할 것이라고 수차례 예고한 만큼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100억유로 이하 규모로 추정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에서 변제 의무가 떠오를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