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옥탑방 고양이, 당신 집에 낯선 이성이 들어온다면?

입력 2012-02-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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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녹여낸 로맨틱코미디

(사진제공 악어컴퍼니)

당신이 이사하려던 집에 다른 이성이 하루 먼저 들어와 살고 있다면?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작가 지망생 남정은과 미스터리 차도남 이경민의 옥신각신 옥탑방 쟁탈전으로 시작한다. 서로 본인이 옥탑방에 계약을 했다며 우겨보지만 알고보니 집주인 남편과 아내가 각각 따로 계약을 해 이중계약 상황인 것.

집주인 부부는 해외로 한달 반이란 시간동안 여행을 떠나고 이 남녀는 누가 잘못했고 잘했다는 판단을 유보한 채 옥탑방이란 공간에서 ‘어쩔 수 없는’ 동거를 시작한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김유리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2010년 4월 연극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앞서 2003년 MBC 동명 드라마로도 제작돼 시청률 40% 이상의 높은 인기를 끈 작품이기도 하다.

창작 초연 공연임에도 큰 인기를 끌며 옥탑방 고양이가 대학로의 대표 인기공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는 두 남녀가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단순한 감성라인으로 잡으려 하지 않는 다는데 있다. 앙숙인 이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기까지 톡톡 튀는 상황극, 뭉치와 겨양이란 캐릭터를 중심으로 각자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배우들은 극을 지루할 틈이 없이 기승전결로 몰아간다. 무엇보다 ‘옥탑방 고양이’는 88만원 세대의 상실감 등을 극에 녹여내 2030관객들과 소통가능한 지점을 두었다.

드라마 작가가 꿈이어서 늘 글만 쓰고 있기에 부모님께 미안해지는 남정은. 노동자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시골에서 올라온 아버지를 향해 그녀는 가슴에 못박는 소리만 내뱉는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어도 늘 자신의 뜻을 펼치는 데 한계에 부딪치는 부잣집 도령님 이경민. 이 둘은 처한 현실은 달라도 사회로 날갯짓 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에서 닮아있다. 이 두 커플을 통해 극은 주 관람층인 2030세대의 공감대를 끌어내며 호평을 받고 있는 것. 무엇보다 옥탑방 고양이가 무거운 주제를 녹여내면서도 코미디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데는 뭉치와 겨양이라는 고양이 캐릭터의 역할이 컸다.

(사진제공 악어컴퍼니)
이들은 고양이의 습성을 그대로 재현하며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또 이들은 내레이터로서 두 주인공을 관찰자 입장에서 이들의 심리를 추측한다. 만담과도 같은 대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하고 이 둘 사이에는 눈물겹고 발칙한 러브스토리까지 숨어있어 작품의 플롯을 다양화했다.

소극장 공연에도 불구하고 옥탑방 고양이가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접이식 무대 세트의 활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조명을 적절하게 배치해 낮과 밤, 그리고 별빛과 햇빛을 현란하게 나타내 무대세트의 세심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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