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테헤란을 방문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고위급 대표단의 핵시설 사찰 요구를 일축했다.
이란 외무부의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IAEA 대표단은 조사관이 아닌 전문가 대표단으로 사찰을 위해 방문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는 IAEA 고위급 대표단의 핵시설 사찰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날 IAEA 대표단은 앞서 비밀무기 생산 시설이라고 의심 받아온 테헤란 외곽의 파르친 군사시설 방문과 핵 프로그램에 관련된 핵과학자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흐만파라스트 대변인은 “평화적인 목적을 위한 핵기술을 보유할 권리는 인정돼야 한다”면서 “우리의 핵 개발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IAEA 대표단이 이란과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우리의 평화적 핵 활동이 이란과 ‘P5+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 간 협상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르만 넥케르츠 사무차장이 이끄는 IAEA 대표단은 전날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이란 원자력기구를 비롯한 관련 기관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방문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달 29∼31일 테헤란을 방문한 지 3주 만이다.
다만 이란 정부는 IAEA 대표단과의 대화는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이날 IAEA 대표단과 두 번째 회담을 마친 직후 “IAEA와 상호 협력과 상호 이해를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이에 앞서 핵개발은 타협할 수 없는 권리라고 주장했지만 세계 열강과 논의할 의사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평화적인 원자력 에너지 개발을 하고 있다며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의심을 하는 서방 국가들과 대립하고 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모하마드 헤자지 부사령관은 이란 국익이 위험에 처할 경우 예방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전날 영국과 프랑스 이외의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대한 추가 원유 수출 중단 가능성을 경고하고 남부 핵시설 방공훈련에 돌입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