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손보사들이 백기를 들게 만든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발언이다. 최근 금융당국과 손보업계 분위기는 그야말로 싸늘하다. 자동차 보험료 인하 여부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 ‘기싸움’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자동차보험료 인하라는 히든카드를 내밀며 민심을 사로잡으려는 당국과 보험료 인하만은 절대적으로 피하려고 발버둥쳤던 손보업계. 결국 김석동 위원장이 언론을 향해 던진 이 한마디에 싸움은 ‘당국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손보업계는 이번 사건을 두고 ‘억울하다’면서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치르기 위해 손보업계 전체를 희생시켰다는 거다.
업계 관계자는“자동차보험, 일반보험, 장기보험 등 각 파트의 ‘구분 계리’를 지시한 곳이 바로 금융당국이었는데, 아직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자동차 보험료를 내리라는 것이 말이 돼냐”면서 “아무리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지만 당국은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보험사 목을 조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당국을 향해 한마디 억울하다는 말도 내뱉지 못한다. 향후 당국이 또 어떤식으로 ‘막강 권력’을 휘두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저 같은 처지에 놓인 업계 사람들끼리 뒷담화나 나눌 수 밖에 없다.
손보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하’를 추진하라고 업계에 은근히 압박을 가했지만 자동차 보험의 적자 개선이 안된 상황이라 수긍할 수 없었다”면서 “업계가 순순히 뜻을 따르지 않자 당국은‘언론플레이’라는 최후의 수단으로 보험사를 넉다운 시켰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와 손보업계를 위해 공정하게 관리감독해야 하는 기관이다. 업계에서 지적하는 것 처럼 표(票) 때문 시장가격을 왜곡시켰다면 그것은 금융당국의 월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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