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는 새누리당 초선인 박대해 의원(69)의 지역구다. 이곳의 도전자는 17대 때 주인이던 김희정(41.여)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박 의원이 고령이라는 점을 파고들고 있다.
18대 총선 당시 박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친박연대 타이틀로 당선됐다. 김 전 대변인은 석패한 뒤 청와대 대변인 등을 지내며 권토중래하다 이번 4·11 총선 공천을 신청했다. 이곳이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본선이 아닌 예선에서 둘 간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박 의원은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제 정치를 서서히 마감할 때라고 생각했지만 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재도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3선 구청장 등의 이력으로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18대 때 교부세를 열심히 끌어와 지역의 어려움을 해결했다고 자부한다”면서 업적으로 온천천 정비, 연산동 배산의 공원화 등을 꼽았다.
‘물갈이설’에 대해선 “아무래도 고령층이라 그런 말이 나올 것”이라면서 “처음엔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이제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박 의원으로부터 ‘상당한 강적’이라 평가받은 김 전 대변인은 현재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지역을 돌고 있다.
김 전 대변인은 박 의원을 향해 “20여 년간 정치적 능력과 비전을 실컷 펼쳐보였다”면서 “이제는 제가 가진 비전과 미래를 펼 기회를 갖고 싶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친이계 ‘낙인’에도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건 정권재창출할 힘을 다른 데 쓰지 말고 뭉쳐 달라는 것”이라며 “이번 공천 키워드는 계파·세대화합, 여성배려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제구는 숙명이고 운명”이라며 “새싹 정치인이었던 17대 때 위로의 성장을 지향했다면 이젠 뿌리 깊은 정치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공약으로 박 의원은 노인의 집 및 장애인회관 건립을 내건 반면 김 전 대변인은 구립도서관·국민체육센터·문화원 건립을 3대 프로젝트로 내세웠다.
이들 외에도 새누리당에서 김성호(62) 전 법무부장관, 백운현(56) 전 국민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 등 5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민주통합당에선 김인회(47)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등 2명이 출마에 나섰고, 무소속 윤대혁(56) 대통령실 시민사회정책위원도 이 지역에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