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강화는 물론, 스윙도 교체...이보미 일본정벌 "기대 하시라"

입력 2012-02-2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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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PGA 투어 전념하는 이보미 올시즌 목표는 3승

▲이보미가 이번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에 전념한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퍼터를 제외하고 모든 클럽을 요넥스로 교체했다. 호주의 유명 스윙코치인 스티브 맥레이와도 인연을 맺으며 많은 변신을 했다. 이보미 선수가 21일 오후 삼성동의 한 까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사실 2010년은 사실 운이 좋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야 기량이 제대로 다져진 것 같다”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대화 내내 느껴지는 표정도 훨씬 여유로웠다. 그녀는 이제 진짜 실력으로 다시 그 자리를 꿰 찰 준비를 마쳤다며 확신에 찬 말투로 얘기했다.

이보미(24·정관장)가 일본정벌에 본격 나선다. 이를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변신했다. 자칫 무모한 도전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녀는 주저하지 않았다. 퍼터를 제외하고 모든 클럽을 요넥스로 교체했다. 호주의 유명 스윙코치인 스티브 맥레이와도 인연을 맺었다.

변화한 스윙, 교체한 클럽, 혹독한 체력훈련의 결과가 시즌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지난 5일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RACV 호주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첫날 단독 선두에 오른 것. 아쉽게 공동 6위로 마감했지만 첫 단추를 잘 뀄다.

이보미는 “지금까지 스윙은 주로 팔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그러다보니 타이밍이 흐트러졌고 일관성이 떨어졌다”며 “이번 동계훈련 당시 맥레이 코치에게 몸통을 많이 사용하라는 교정을 받은 뒤 스윙도 편하고 샷의 일관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본인에게 취약했던 쇼트게임도 집중공략했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이보미를 빼면 이야기가 되질 않았다. 승승장구, 고공행진은 그녀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당시 그는 3승을 거둔 후 상금왕을 비롯한 대상, 다승왕, 최저타수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이보미는 여세를 몰아 일본무대를 노크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를 뒤흔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일본에서도 그를 집중조명했다. 일본언론은 신문 1면에 ‘골프계의 김연아’가 일본에 상륙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골프 팬들은 아이돌 외모를 가진 실력파 골프선수가 왔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다 놓쳤다.

“2010년에는 상금왕이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놓치기 싫었고 결국 이뤄냈다”며 “이후 막연하게 일본과 한국무대 모두에서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정신적인 면과 체력적인 것 모두 완벽해지고 싶다는 압박까지 더해져 우승에 다가가지 못했다”

일본에서 목표했던 신인왕에 오를 수 없는 규정도 맥 빠지게 했다. JLPGA는 외국투어를 경험한 선수에게 신인왕 자격을 줄 수 없다는 새 규정을 정한 탓. 이미 KLPGA에서 뛰고 온 이보미에는 루키서 제외됐다.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결국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성적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아이언 샷의 강자 답게 지난해 그린적중률도 75%를 기록하며 3위에 랭크됐다. 2010년에 이어 2년연속 최저타수(평균타수 71.84타)상도 거머쥐었다.

그녀는 올해 일본무대에 전념한다. 한우물만 파겠다는 얘기다.

얼마전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진행했던 동계훈련이 그녀에게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수영을 통해 유연성과 근력을 키우고 체중도 3㎏ 감량했다. 그녀는 “체중을 많이 감량하지 않았지만 근육량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여 몸이 가벼워 졌다”고 말했다.

부진한 성적, 외로운 외국생활에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그녀에게 종교는 멘탈코치였다. 이보미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가톨릭 신자가 됐다. 어머니 이화자(51) 씨는 딸이 출전하는 경기 내내 묵주를 갖고 다니며 기도를 한다. 이보미도 기도가 유일한 멘탈트레이닝이다.

올 시즌 3승을 목표로 잡았다. 그녀는 “사실 새 스폰서, 처음 쓰는 클럽 등 부담이 큰 건 사실이지만 자신있다”며 “내가 용띠인데 올해가 흑룡의 해가 아니냐, 용의 기운을 받아 3승아니라 5승까지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보미는 이달말 일본으로 건너가 내달 2일 개막하는 JLPGA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토너먼트’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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