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100세 시대]최저생활비는 국민·개인·퇴직 '3층연금'으로 마련하라

입력 2012-02-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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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가 답이다]④은퇴설계, 선택 아닌 필수

#30년 넘게 회사원으로 일하다 2011년 퇴직한 A씨(62). 퇴직을 앞두곤 그동안 일했으면 됐지 싶어 집에서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막상 일을 그만 두니 노후를 여유롭게 즐기며 살기에는 현재 받고 있는 연금만으론 빠듯하다. 뭘 해보려고 해도 가지고 있는 기술도 없는데다 창업을 해보려 해도 원금을 날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망설여진다. 아직 미혼인 막내 아들의 결혼자금도 걱정인데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사소한 문제로 아내와 부딪치는 일도 잦아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사회 활동에서 손을 뗀 우리시대 은퇴자의 모습이다. 노후는 점점 더 길어지고 있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시기는 목적하는 시간보다 짧아지고 있다. 특히 기본적으로 이 시기에는 자녀의 교육 및 결혼자금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많다. 이에 해당 지출 비용 외에 예비자금으로 은퇴생활을 준비하지 못할 경우 은퇴설계에 큰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100세 시대를 앞두고 은퇴 후 40년의 노후를 위해서는 향후 가능한 소득 흐름과 필요한 생활자금, 목돈의 필요시기 등 지출흐름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그 이후 자산에 대한 선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주문했다.

◇내 생에 맞춘 재무설계부터

가계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의 적은 돈으로 은퇴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연금에만 기댈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노후에 대해 체계적인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좋다.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풍요로운 노후와 직결된다는 의미다. 이에 개인의 정확한 지출흐름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현금흐름과 내 생애에 맞춘 재무상태에 대해 재무제표를 만들고 일정시간마다 주기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서기원 KDB대우증권 PB는 “경기 주기별로 유망자산을 적절하게 선별하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자산관리 성공의 지름길이고, 이것이 곧 은퇴설계의 전제”라고 말했다.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내 생에 주기에 맞춰 자산관리를 시작했다면 그에 걸맞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은퇴 이후 생활중인 우리나라 노년층의 자산 중에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잘못된 은퇴설계의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예금만 잘해도 괜찮은 재테크를 할 수 있었다. 또 부동산 불패 신화로 부동산만 보유하고 있어도 그 가치가 항상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부동산 불패론은 더 이상 은퇴설계의 해법이 될 수 없다. 미국은 2006년을 정점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하면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경험했고, 일본은 1990년대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같은 길을 걸었다. 최근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부동산 자산보다 금융자산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좋다.

동양증권 김정환 PB는 “예전과 같이 고금리 시대가 앞으로 다시 도래할 확률은 그히 낮고 부동산 시장 재상승도 만만치 않다”며 “이에 따라 기본적으로 자산의 50% 정도는 안전성 자산에 추자하고 거기서 발생된 수익들을 연금성에 가까운 상품들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전부가 아니다

은퇴를 하기 전이나 은퇴 후 삶이나 들어가는 생활비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 만으로는 빠듯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은퇴설계에 있어 의식주와 보험료, 공과금 등 기본적인 노후생활에 필요한 생활비는 150만원이며 여기에 여가 및 취미생활비, 의료비, 자동차 유지비 등을 포함한 표준적인 노후 생활비는 200만~250만원 정도다. 또 건강관리와 여행경비, 장기 간병비 등 여유있는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300만~400만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과 함께 연금보험금이 나올 수 있도록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50세부터 은퇴하기 전 10년 동안만 준비해도 어느 정도의 연금은 보장받을 수 있다. 은퇴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면 일절 기간 꾸준히 납입해 연금을 받는 연금저축을, 은퇴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일시금을 예치해 그 다음달부터 받을 수 있는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박철진 삼성증권 PB는 “투자형 자산을 통한 은퇴설계가 필요하다”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기존의 3층연금으로 최저 생활비를 마련하고, 지출에 맞도록 투자형 자산을 적극 활용한 은퇴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에 대비

은퇴설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물가상승률이다. 예를 들어 노후에 한달 생활비로 200만원은 있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30년 정도 노후 생활을 한다고 하면 단순히 계산했을때 7억2000만원의 노후자금이 준비돼야 한다. 하지만 이 금액에는 헛점이 잇다. 바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물가 또한 단리가 아닌 복리로 오르는데, 평균 물가상승률을 3%로 가정하고 다시 계산해보면 30년 동안 필요한 노후자금은 15억원으로 불어난다.

노후를 위해서는 안전이 최고지만 장기간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저축형과 투자형을 성향별로 나눠 일부는 펀드나 주가연계에금, 공모주 펀드 등에 투자해 평균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서기원 KDB대우증권 PB는 “은퇴상품의 경우 대개 10년 이상의 장기 상품들이 많아 원금이 보장되더라도 원화가치 하락으로 실질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물가상승에 대한 대책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타 고려할 문제는?

노년에 가장 많이 지출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의료비다. 의료비를 보장할 수 있는 보험은 빨리 가입할수록 좋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준비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만약 보험부분이 취약하다고 한다면 노년에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50대 이후에 가입을 할 때에는 만기 환급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순수보장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소 비용으로 가입을 하고 나머지는 장기상품에 가입해 목적자금의 규모를 최대화하는 것이 좋다. 의료실비보험은 100세까지 병원비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할살이라도 어릴때 가입하는 것이 좋으며, 여유가 된다면 돈이 많이 들어가고 발병확률도 높은 암보험을 들어 대비해두는 편이 좋다.

그밖에 평생 현역이란 생각을 갖고 허드렛일이라도 해서 매월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이 은퇴설계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즉 은퇴 이후 제 2의 직업이나 취미생활에 대해 미리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은퇴설계가 막연하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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