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학교법인인 고려중앙학원이 현금자산 대부분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다가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고려대 법인인 고려중앙학원 이사회의 지난해 10월24일 회의록에 법인이 유동성 현금자산의 81.7%를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신탁(ELT)에 투자했으나 같은 해 10월4일 기준으로 손실이 50.64%에 이른다는 감사 결과가 보고됐다고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들 상품에 만기가 돌아오면 이와 비슷한 손실률이 예상되며, 이 같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심의나 의결이 없었을 뿐 아니라 같은 해 5월 이사회에 ‘위험도가 낮은 투자’라고 왜곡 보고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사회는 이와 관련 법인 재산운용대책 특별위원회를 꾸려 법인자금 운용 현황과 투자 과정, 향후 전망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차기 이사회에 보고하기로 합의했다고 회의록에 기록됐다.
한편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인촌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장 퇴진과 등록금 추가 인하를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통해 “(고려중앙학원) 법인은 현금자산의 대부분인 490억원을 위험자산에 투자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250억여원을 날렸다”고 말했다.
또 “등록금이라는 안정적인 수입원을 믿고 고위험 자산에 재단적립금을 과도하게 투자했다”면서 “방만한 적립금 관리를 일삼으면서 등록금 문제로 고통받는 학생들에게 2% 인하라는 수치로 생색내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말했다.
총학 측은 “재단의 이 같은 방만한 운영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단 이사장에게 책임을 묻는 퇴진 운동을 진행하고 등록금 추가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