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해묵은 갈등' 또 구설수…이맹희씨 상속소송 관련設 '솔솔'

입력 2012-02-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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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이재현 회장 미행 삼성직원 고소"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이 이재현 CJ 회장을 미행하다가 발각된 사건으로 삼성과 CJ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씨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7000억원대의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양 그룹은 소송 취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갈등이 가라앉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미행사건으로 인해 양 그룹 간 해묵은 갈등이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맹희-이건희, 해묵은 갈등= 재계는 두 그룹의 갈등이 삼성그룹 경영권이 장자가 아닌 3남에게 넘어간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이맹희 전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고, 이건희 회장은 3남이다. 장남인 이맹희 전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는 게 당연한 것으로 보였지만 이병철 회장은 3남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이같은 배경에는 1966년 이병철 회장이 사카린 밀수사건에 연루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과 관련이 있다. 이병철 회장 자신을 경영에서 쫓아내려고 했던 청와대 투서 사건에 장남이 관여돼 있다는 의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71년 이병철 회장는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는 처음에 사양하다가 맡아보겠다는 뜻을 가졌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

결국 이 창업주가 사망 뒤인 1987년 12월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룹 경영권 경쟁에서 밀려난 이맹희 회장은 제일제당 경영에만 관여했고 제일제당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현재는 CJ그룹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같은 삼성그룹 후계자 선정 과정의 앙금이 25년이 지난 현재 양 그룹 갈등의 씨앗인 셈이다.

◇이맹희 소송에 다급한 삼성(?)= 삼성 측은 개인적인 일이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CJ와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미행 사건이 이맹희 씨의 이건희 회장 소송과 연관이 있다고 해석한다.

이맹희 씨는 지난 12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혼자 차지했다며,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4.12%)를 돌려달라고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재산은 이건희 회장이 독차지해야 할 것이 아니고 이인희, 맹희, 숙희, 순희, 건희, 명희 등 6남매에게 골고루 법정 상속분으로 분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 측은 이건희 회장을 제외한 형제들이 이맹희 씨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우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이번 재산권 소송이 삼성그룹 경영권 향배와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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