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코란 사본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가 4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로 인해 2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최소 9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아프간 당국은 이날 서부 헤라트 주에서 시위대가 미국 영사관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3명이 사망했고,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4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북동부 바글란주에서도 이날 시위대가 체코 주도의 민군합동 지역재건팀을 공격해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이 지역 주지사가 밝혔다.
이 외 중부 바미안과 가즈니·동부 난가하르·북부 쿤두즈 주 등지에서도 시위가 열려 추가로 1명이 희생됐다.
이로써 지난 4일째 시위와 폭동 등 폭력 사태에 따른 총 사망자 수는 최소 24명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의 피터 라보이 아태담당 차관보 대행은 이날 미국 내 주요 이슬람교 사원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 이번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의 뜻을 밝혔다.
라보이는 버지니아 주 스털링의 애덤스 센터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국방부를 대표해 아프간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면서 “코란 소각은 고의가 아니었고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고 14만명에 이르는 모든 아프간 주둔군이 종교관련 자료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교육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라보이의 모스크 방문이 코란 소각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국방부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리틀 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아프간인들 뿐 아니라 전 세계 무슬림들이 우려하는 문제”라면서 “국내 무슬림 공동체에도 우리가 이번 사건을 개탄하며 사과한다는 강한 신호를 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은 아프간내 시위가 격화됨에 따라 현지 자국군 캠프 한 곳을 조기 철수했다.
독일 군당국은 아프간 탈로칸에 있는 자국군 캠프에 지난 22일 300여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자 주둔군 50명이 쿤두즈의 캠프로 철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오는 3월 말까지 떠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탈로칸주 주지사는 독일군의 철수가 예고도 없이 이뤄졌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