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에서 동생 격인 삼성화재가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수익 면에서 추월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2011회계연도 1~3분기(4월~12월)에 당기 순이익이 5685억원으로 삼성생명(4655억원)보다 1000억원이나 앞섰다. 생ㆍ손보업계 통틀어 삼성화재가 순익 1위였다.
삼성화재는 2011회계연도 1~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5%나 당기 순익이 늘어났으나 삼성생명은 65%나 급감하면서 보험업계 맹주 자리가 바뀐 것이다.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을 순익에서 앞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회계연도와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회계연도 뿐이다.
보험사가 대부분 자산 운용으로 수익을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삼성화재는 자산이 37조원에 불과하지만 삼성생명은 150조원이 넘기 때문이다. 기본 자산 운용만 잘해도 삼성생명이 보험업계에서 독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자산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11회계연도 1~3분기 실적은 정상적인 수준이며 4분기에는 실적이 좋아 연간으로는 삼성화재보다 순익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생보업계 2위인 교보생명에도 순이익이 뒤졌다. 이 또한 1998회계연도와 2008회계연도 이후 처음이다.
교보생명은 2011회계연도 1~3분기 순익은 4672억원으로 삼성생명(4655억원)보다 약간 많았다. 3위 대한생명은 3720억원이었다.
삼성화재에 이어 손보업계 2위권인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동부화재는 2011회계연도 1~3분기에 순익이 3223억원을 기록해 현대해상(3054억원)을 넘어섰다.
온라인 자동차보험과 장기 보험 등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로 분석된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순익 등에서 손보업계 2위 자리를 우리가 굳힌 상황”이라며 “2012회계연도에는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