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아이돌 그룹 출신들이 후배 아이돌 그룹 제작자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그룹 틴탑은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의 막내 앤디가 기획했다. 2010년 데뷔한 틴탑이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다. ‘앤디의 그룹’이란 수식어로 관심을 모으기는 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난 1월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미치겠어’가 각종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실세돌’ 자리를 굳혔다.
앤디는 틴탑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 소식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틴탑 역시 앤디를 든든한 버팀목으로 생각하며 믿고 의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신화의 리더 에릭은 걸그룹 제작자로 나섰다. 4인조 걸그룹 스텔라는 지난 2월 멤버를 교체하고 본격적으로 가요계를 공략하고 있다. 에릭은 스텔라의 새로운 싱글 ‘U.F.O’에서 프로듀싱은 물론 랩 피처링까지 맡아 아낌없는 지원사격을 보냈다.
스텔라는 인터뷰에서 에릭을 “아빠”라고 표현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를 자랑했다. 멤버들은 “에릭 덕분에 대중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지만 그만큼 잘 돼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도 크다”라고 밝혔다.
실력파 걸그룹으로 눈도장을 찍고 있는 스피카는 핑클 출신 이효리와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효리는 스피카의 정식 데뷔 전 선공개 곡 ‘독하게’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효리는 스피카를 직접 프로듀싱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스피카는 “이효리 선배가 안무, 무대매너, 메이크업까지 하나하나 챙겨준다”며 “이효리 선배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H.O.T 출신 장우혁은 아이돌 그룹을 양성해 내년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1세대 아이돌 그룹 출신들은 오랜 기간 연습생 시절을 겪었던 경험, 다양한 방송 노하우, 선배다운 노련함 등을 살려 적극적으로 후배들을 돕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방송 활동을 통해 쌓아올린 높은 인지도는 신생 아이돌 그룹을 홍보할 때 큰 힘이 된다.
과연 ‘아이돌 천국’인 요즘 가요계에서 ‘스승’을 뛰어넘는 ‘제자’가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