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2월 소비지출전망CSI는 99.5로 전달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고소득 가구는 올랐다. 월 소득 400만원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전망CSI는 112로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두 계층 간의 격차는 12.5로 통계를 집계한 2008년7월 이후 가장 크다. 금융위기 당시보다 소비지출 양극화가 심해졌다.
전망CSI는 현재와 비교해 6개월 뒤의 소비지출을 뜻한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지출을 줄이겠다는 답변이 더 많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소득층의 경우 경기가 안 좋아도 불편을 못 느낄 수 있어 변동폭이 크지 않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진폭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특히 저소득층은 교육비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100만원 미만 가구의 2월 교육비지출전망CSI는 87로 지난 2009년 3월 86 이후 2년11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반면 400만원 이상 가구는 115로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건강복지와 관련한 지출은 오히려 저소득층이 늘리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200만원 미만 가구의 2월 의료·보건비지출전망CSI는 127, 400만원 이상 가구는 116.5로 나타났다. 이들 계층 간의 격차는 10.50으로 이 역시 통계를 집계한 이후 사상최대 격차다.
이 관계자는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이 크게 늘지 않는데 의료비는 항상 들어가다 보니 지출전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지출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데는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산층 비율이 적어지면서 고소득과 저소득으로 양분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에서 중산층은 64.0%를 차지해 2000년 71.7%보다 7.7% 줄었다. 중산층은 전체 국민을 연 소득 순으로 분류했을 때 딱 중간에 있는 사람의 소득(중위소득) 50% 이상, 150% 미만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