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두바이유 가격이 1배럴당 130달러가 넘게 되면 모든 이가 아닌 일부 계층에만 유류세를 경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8일 현재기준 121.81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과천청사에서 열린 멕시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두바이유가 1배럴당 130달러가 넘게 되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유류세 인하를 검토할 것이며 어떻게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다”라고 밝혔다.
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류세를 일괄적으로 낮춰주는 것보다 운수업종 등 취약계층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더 비중있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또 한국의 휘발유값 대비 유류세 비중은 4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3%보다 낮은 점, 종전에 유류세를 내렸을 때 서민 체감효과가 크지 않은 점, 고유가 상시화 가능성에 대비한 에너지 절약 등도 고려했다고 박 장관은 설명했다.
석유시장 유통구조 개선과 관련해서 박 장관은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전국 평균 기름값이 2000원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방관하고 있는 듯 한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함에 따라 기름값 유통구조을 개선을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석유시장 유통구조 효율화를 위해 석유 전자상거래와 다른 정유사의 기름을 섞어 파는 혼합판매 활성화 방안을 추가로 검토 중이라고 박 장관은 전했다.
행정부와 마찰을 빚은 8-5제(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와 관련해서는 “재정부는 하절기에 표준 근로시간을 8-5제로 할 것을 검토 중이며 다른 기관과 함께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다”며 추진 의사를 재차 밝혔다.
한국경제 상황은 작년 말 정부가 예상한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거시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무리하게 경기를 부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부양책을 쓰면) 큰 효과 없이 정책 여력만 소진할 수 있다”며 인위적 부양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는 최근 이슈가 됐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에 대해서 현재까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예산이나 통화정책 등의 정책기조를 확장적으로 바꾸지 않고 내수와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 운영, 일자리 창출 방안, 생계비 경감 과제 등에 대한 미세조정을 통해 정책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의도다.
지표별로는 산업활동과 2월 무역수지는 예상보다 나을 것이며, 2월 물가도 1월에 이어 3%대 초반으로 안정되는 상황이라고 박 장관은 설명했다. 다만, 2월 고용은 기저효과 탓에 1월만큼 좋은 수치가 나오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월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예상하나 평년보다 하루가 더 많은데다 올해 설이 1월에 낀 명절효과 등을 고려할 때 1~2월을 묶어서 봐야 한다”며 “아직 안심이나 낙관을 할 단계가 아니며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년 말 대비 18% 오른 고유가 현상은 하방위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 결과에 대해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재원증액 규모가 적정한지 재검토키로 했으며 이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향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재원도 증액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