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view point]“세계증시, 강세장(Bull Market) 진입은 글쎄…”

입력 2012-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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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기업실적 둔화, 유로존 재정위기, 국제유가 상승 등 위험요인 산적

‘다우 1만3000 돌파, 코스피 2000 돌파.’ 최근 세계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기둔화에 선제 대응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점도 랠리를 이끌고 있다. 새 강세장(Bull Market) 언급이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이다. 그러나 낙관론은 금물이란 것이 해외 투자은행(IB)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유럽 재정위기가 종착역에 도달하지 않았다. 기업 실적 감소,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 위험요인도 산적해 있다.

5일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세계증시 랠리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8.5% 하락한 세계주가는 올들어 2월 말까지 9.3% 상승했다. 7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은 4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전 수준을 웃돌았다. 유럽 및 일본도 오름세를 보이며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보이고 있다.

세계주가의 랠리 배경에는 유럽 재정위기 완화가 있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에 대한 지원안이 합의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5295억유로 규모에 달하는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실행하며 금융권의 숨통을 틔우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뢰밭이라는게 해외 IB들이 평가다.

예상가능한 악재로는 △그리스 국채스왑 차질, 디폴트 및 유로존 탈퇴 △포르투갈·아일랜드 2차 구제금융 가능성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재정지표 악화 등이 있다.

자산관리 기업 반 에크 글로벌(Van Eck Global)은 “신흥국 등 세계증시가 선전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재차 악화한다면 이러한 추세는 쉽게 돌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도 이르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3.0%로 반등했지만 올 1분기에는 재고증가 둔화, 소비둔화로 2%대 초반으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럽과 일본은 올 1분기까지 부진을 벗어나기 어렵다. 유로존 및 신흥국들의 제조업지수가 기준치인 50일 밑돌고 있기도 하다.

크레디트스위스는 “금융시장의 펀더멘탈에 비해 세계주가는 너무 앞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자산은 “향후 밝지 않은 기업이익 전망을 고려하면 주가 랠리는 상당부분 이미 지나왔다”고 평가했다. 기업, 가계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의 이익 증가율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더욱이 국제 상승은 경기 회복에 있어서는 고빗사위다. 바클레이즈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가 상승세를 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옥스포드 애널리티카는 “공급 차질로 인한 유가 급등이 세계경제에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경기 둔화는 물론, 물가 상승으로 소비까지 얼어붙는 시나리오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중 주가 사례를 살펴봐도 연초의 증시 호전이 일년 내내 이어질 여지는 크지 않다. 2010년에는 세계주가가 상반기에 7.8% 내렸으나 하반기에 크게 올라 한 해 전체로는 8.3% 올랐다. 2011년에는 반대였다. 상반기에 1.0% 오른 세계주가는 하반기에 반전해 한 해동안 8.5% 하락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펀더멘탈 변수 외에 주요국 대응 등 가변적인 변수가 주가에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이 지난해 말부터 통화정책 완화기조로 돌아서 향후 정책완화 폭이 크지 않다. 정책변수가 주가 상승을 이끌 요인은 적어졌다.

HSBC는 “올해 세계증시는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이면서 한 해 전체로는 제자리 걸음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베어링자산운용은 “현재 증시가 새로운 강세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하반기에 방어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다드 라이프도 “세계주가가 추가로 상승하기에는 많은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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