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같던 증시에 3월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나흘만에 하락 마감하며 2000P선에서 조정을 받았다. 3월 장은 그동안의 상승 피로감과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공존하면서 등락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이 먼저 조정의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정부는 전날 2004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 대로 설정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으며 유럽의 경기둔화 우려도 제기됐다.
이는 금일 지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중국 경착륙에 따른 우려가 이미 전날 시장에 반영됐고 미국의 서비스지표는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금일 코스피지수는 수급동향에 따라 등락향방이 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조정장을 오히려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으라는 분석이다.
◇ 美·中·유럽發 악재에 조정
전일 발표된 미국의 1월 공장주문은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나 지난달 대비 1.0% 감소하며 3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장중 발표된 구매공급관리자 협회의 ISM 비제조업지수 호조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하며 뉴욕증시는 0.11% 소폭 하락 마감했다.
중국은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하향 조정됨에 따라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전일 지수 하락을 초래했으나 03년 이후 중국의 실제 GDP가 목표치를 1% 이상 상회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8%대 중후반으로 예상(시장 기대치 충족)하고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됐다.
IBK투자증권은 “중국이 7% 중반대를 경제성장률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은 물가 안정시(2월 CPI 9일 발표, 예상치 3.4%) 통화완화 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상반기 중 2100~2200P 달성 가능성(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은 역사상 평균 수준이라 할 수 있으나 글로벌 유동성 및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 감안시 1~2배 할증가능)이 크다는 점에서 비관보다는 낙관에 무게 중심을 두고 조정시 매수 관점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그리스 디폴트,‘꺼진 불도 다시보자’
유로존 재정위기는 그리스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 참여율이 66%를 하회하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8일(유럽시간) 예정된 1차 결론은 참여율이 80% 이상을 달성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유로존 경제지표는 불안한 모습이다. 유로존 2월 합성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속보치 및 시장예상을 하회하는 부진을 나타냈다. 유로존 2월 합성 PMI 확정치는 49.3을 기록하며 시장예상(49.4) 및 속보치(49.7)을 밑돌았다. 또한 1월(50.4)대비 0.9포인트 하락하며 한 달만에 재차 중립선을 하회했다. 2월 서비스업 PMI는 1월 50.4에서 48.8로 급락했다. 2011년 말 이래 일부 유로존 경제지표가 반등했지만 경기회복세를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반면 1월 유로존 소매판매는 시장예상(보합)을 상회한 전월비 0.3%를 기록하며 2011년 8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3월8일 ECB(유럽중앙은행) 월례 통화금융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향방이 주목된다. 시장예상은 2차 LTRO(장기대출프로그램) 시행에 따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동결로 형성되어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2012년 1, 2월 격량국면에서 안도감과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에 비중을 두었던 낙관적 분위기가 진정되면서 현실과 미래간에 교착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미래 회복기대가 전면에 부각되기 위한 새로운 캐털리스트는 아직 부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3월 들어서의 교착국면은 숨고르기 과정이며 2012년 장기 흐름과 관련해서 ‘조
정은 매수의 기회’일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찻잔 속의 태풍’
전일 만기일 프로그램 매물 부담을 높일 수 있는 두 가지 경계신호는 외국인 매도차익거래 출회와 외국인 선물 순매도가 나타난 점이다. 외국인 매도차익거래는 1월19일 이후 유입된 2.7조원의 외국인 매수차익잔고의 일부 청산을 추정되며 CS창구의 매수차익잔고 감소가 주요 근거다.
삼성증권은 “큰 흐름에서 상승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9일(목) 쿼드러플 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둔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은 투자자들에게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올 1월 중순 이후 강한 상승에는 차익성 프로그램 매수세의 약 7조원 유입이 일조(一助)했음을 감안하면 우려가 크지만 이번 동시만기일에 대규모 매물 출회에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월물 동시만기일에는 차익물량 청산에 대한 부담에 비해 실제 충격은 제한적인‘찻잔 속의 태풍’ 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