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1위 생활문화기업을 넘어, 세계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화장품 최초로 1964년 ‘오스카’ 브랜드를 수출한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브랜드 전략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프랑스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체계적인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다방면에 걸친 아모레퍼시픽의 노력은 2000년대 들어 빛을 발한다.
2002년 5월 홍콩 소고(SOGO) 백화점에 1호점을 낸 ‘라네즈(LANEIGE)’는 현재 홍콩 20여 매장마다 월 평균 매출이 1억원을 훌쩍 넘는다. 같은 해 중국에도 진출한 라네즈는 상하이 1급 백화점인 팍슨(百盛), 태평양(太平洋) 등을 포함해 주요 60여개 도시의 225개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마몽드(Mamonde)·롤리타 렘피카(Lolita Lempicka) 등 여러 브랜드가 세계를 누비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전년보다 23% 이상 성장한 글로벌매출(IR기준) 3272억원을 달성했고, 같은 기간 중국 사업은 34%나 커졌다. 같은 해 9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평가에서는 국내 뷰티헬스 업계 최초로 2년 연속 ‘DJSI World’에 편입되는 동시에 지역지수 ‘DJSI Asia/Pacific’, 국가지수 ‘DJSI Korea’ 세 영역에 모두 선정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까지 “10개 글로벌 메가브랜드를 육성해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글로벌시장에서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으로 구체화했다. 현재 전체 매출의 14% 수준인 해외 매출의 비중은 2015년 29%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도약 뒤에는 연구개발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있다. 1954년 화장품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개설한 아모레퍼시픽은 1957년부터는 매년 연구원들을 유럽과 일본 등지로 보내 선진기술을 습득해 오도록 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90년대에는 연면적 1만7200m²에 달하는 연구동 ‘성지관’을 완공하며 피부과학연구소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 4분기 중국시장 투자 확대와 방판시장 축소로 인한 실적 우려로 최근 주가는 약세를 보여 왔다. 2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6일 종가 132만5000원에 비해 23% 하락한 수준인 101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과도하다며 아모레퍼시픽의 수익성과 성장성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분석한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실적은 우려대비 양호했으며, 12월 이후 개선되고 있는 영업환경을 고려하면 현 주가는 저점”이라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13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올렸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역시 “아모레퍼시픽의 2012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3%, 영업이익은 7.2% 증가할 것”이라며 “백화점, 전문점, 온라인 부문이 10%이상의 성장세를 시현하고, 2011년 부진했던 방판부문도 신규 판매사원 모집 및 브랜드 재정비로 5%대의 성장세를 회복할 전망”이라고 봤다. 조 연구원은 “최근 신공장 증설 이슈로 이익정체가 예상되나 국내시장에서의 여전히 높은 외형성장세 지속과 중국시장 내 매출확장을 통한 장기 성장잠재력 상승세가 긍정적”이라며 목표주가 152만원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