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서울 영등포갑) 의원이 9일 전격 탈당하고 보수성향 중도신당인 ‘국민생각’에 입당키로 했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으로선 처음으로 ‘국민생각’ 합류를 선언한 셈이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한다. 무너져가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포퓰리즘과 맞서고 한미FTA를 지키겠다.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막겠다.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만들 순 없다. 전교조가 아이들을 인질로 잡지 못하게 하겠다”면서 “이러한 일을 할 때라고 생각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은 이 모든 일을 절대 할 수 없다”면서 “보수를 버렸고 완벽한 보수학살극을 벌였다”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이어 무소속 출마 여부에는 “주민들은 많이 권유했고, 당이 전략지역으로 지정할 만큼 자갈밭을 옥토로 만든 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도 “하지만 무소속 출마는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혹시라도 제가 무소속으로 나올까봐 제 지역에 KBS 후배인 박선규 전 차관을 정치공학적으로 공천한 것 같다”면서 “어떻게 후배 나오는데 출마하겠나. 후배는 정도를 지키지 못하지만 선배는 지켜야 한다”고 새누리당과 박선규 전 차관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국민생각 비례대표로 나서느냐’는 질문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많은 좋은 분들이 비례대표로 들어오길 기대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재선인 전 의원은 친박(박근혜계)에서 반박으로 돌아선 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줄곧 각을 세워왔다. 그는 지난 5일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지역으로 발표되자 “당에 할 말 제대로 못하고 공천받아 뱃지를 단다고 한들 뭐하겠나”라고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근혜 위원장의 그릇이 이 정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현재 정몽준계로 분류되는 그는 “앞서 정 전 대표와 상의했는데 매우 가슴 아파하고 미안해했다”면서 “하지만 그간 정 전 대표가 몇 번의 발언을 통해 제 걱정을 해준 걸로 충분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전 의원의 기자회견에 함께한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는 “전 의원이 대단히 어려운 결단을 용기있게 내렸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