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가 빛이 바랬다.
지난 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 회장단 21명 중 단 8명만 참석했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총수는 모두 불참했고, 정병철 상근부회장을 빼면 재계 인사는 7명만 참석했다. 회장단이 이날 발표한 2012년 고용 및 투자 계획도 새로울 게 없었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이처럼 유명무실해진 까닭은 정병철 부회장과 사무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상근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경제이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언론과 마찰만 일으켰다.
특히 지난해 전경련 사무국은 정치권을 상대로 불법 로비를 시도하며 ‘반(反)기업 정서’를 해소하기에도 모자란 판에 오히려 ‘반기업 정서’를 부추켰다. 주요 그룹 회장들이 전경련에 대한 발길을 끊은 이유다.
이에 퇴진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1월 올해 첫 회장단 회의 때부터 정 부회장은 브리핑 장소에 아예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자리는 이승철 전무가 대신했다. 정 부회장은 브리핑 장소에서도 경박한 발언으로 언론과 자주 부딪혔다. 비난이 점점 커지자 뒤로 숨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