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이재오에 뒤통수 맞았다”… 친이 ‘황당’

입력 2012-03-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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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자중지란’ 속 ‘탈당’ 숨고르기

신당 창당, 국민생각 합류, 무소속 출마 등을 검토했던 친이(이명박계) 4·11총선 공천 탈락자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친이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탈당을 만류하고 나선 데다 정치참여를 고민했던 정운찬 전 총리마저 “非박 연대에 관심 없다.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친(親)박에서 비(非)박으로 돌아선 김무성 의원도 장고 끝에 당에 잔류키로 했다. 탈당을 고민 했던 의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친이, 이재오·김무성에 불만 제기 = 이재오 의원은 요 며칠 새 탈당 조짐을 보여 온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일단 기다려 보자. 멀리보고 가자”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을 선언하려던 진수희 의원도 그의 전화를 받고 장고에 들어갔다. 진 의원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재오 의원께서 탈당을 만류하고 있고,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 진 의원은 향후 거취에 대해서 “그냥 고민 중”이라고만 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이 의원이 이미 서울 은평을에 공천을 받은 상황에서 낙천자에 대한 배려나 대책이 없다는 데 불만을 쏟아냈다.

최근 낙천자들 대책모임에 자주 나간 한 친이 초선 의원은 “이재오 의원에 대한 주변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입을 열지 않다가 자신의 공천이 확정되고 난 뒤 한다는 말이 ‘공천심사 성적표 공개하라’, ‘보복공천 안 된다’는 말 뿐”이라며 “이런 식으로 해서는 누가 믿고 따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계와 탈당 뜻을 함께 해 온 김무성 의원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은 전날 회견에서 “우파 분열의 핵이 되어서는 안 되므로 백의종군 하겠다. 해군을 해적이라고 칭하는 세력에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는 명분으로 당 잔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선 일부 친이 의원들과 ‘탈당’에 뜻을 함께 하기로 해놓고 막판에 입장을 뒤집어 판을 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른 한 친이 의원은 “이재오 의원은 살아남은 사람끼리 같이 가자는 주의고, 김무성 의원은 같이 하기로 해서 지금 판(탈당 등)을 다 벌려놨는데 꼬리를 말았다”며 “아무리 요즘 정치가 신의가 없다고 해도 너무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기다리기만 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며 “(향후 거취문제에 대한) 그림이 함께 그려지지 않으면 이제는 각자도생”이라고 말했다.

◇ 탈당? 잔류? 고민 중인 낙천자들 = 현재 탈당한 친이계는 허천·이윤성·전여옥 의원 등 3명이며, 강승규·신지호·진성호·김성회·이화수·유정현·배영식 의원 등이 탈당을 고민 중에 있다.

김성회 의원은 “오늘 공천 발표 나는 것을 보고 최종 거취를 결정 하겠다”고 했고, 강승규·이화수 의원은 공천 무효 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당분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일주일 정도면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는 만큼, 이 때까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주변 의원들과 상의하고 있다”고 했다.

유정현 의원은 재심 청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신지호 의원은 “당장은 할 말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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