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동물원 돌고래쇼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의 공연을 중단하고, 돌고래 1마리를 해군기지가 건설 중인 제주 구럼비 앞바다로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최근 제주해군기지 공사에 반대하는 야권과 일부 사회단체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가 돌고래를 방사하는 장소와 관련해 ‘구럼비’와 ‘강정마을’이라는 특정 지역을 직접 언급한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는 “돌고래가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이지 꼭 구럼비와 강정마을을 지칭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드물다.
박 시장이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트위터에도 “서울대공원의 제돌이(돌고래 이름)를 보니 제돌이가 있어야 할 곳은 한라산과 구럼비가 있는 제주도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더욱이 그가 서울시장 당선 이전부터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 운동에 참여한 사실도 국내 언론 등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6월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노총 등이 추진한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각계인사 선언’에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라고 등재된 사실이 명확히 남아 있는 것.
서울대공원을 들러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차원에서 제돌이가 구럼비 앞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박원순 시장. 본인의 머릿 속에서 시정과 시민운동의 관계부터 재정립함이 우선이다.
그게 힘들거든 괜한 정치적 쇼보다는 당당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한다”는 한마디 였으면 굳이 시민의 세금 8억7000만원(돌고래 방사 예상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