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조화로운 세상, 기업이 나서라

입력 2012-03-14 10:11 수정 2012-03-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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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증권부장

사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술렁인다. 방향을 못잡고 표류하는 양상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이슈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를 소화하기가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노정되는 문제점은 많고, 해야 할 일을 많은 데 실타래처럼 얽힌 난제를 감당하기가 누구든 버겁지 않겠는가.

선거때는 사회가 이성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혼란스럽고 부산하기만 하다. 상대방의 약점을 캐내고 자신들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데 주력한다. 화장으로 따지면 흠집은 가리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화장술이 요즘의 정치 패션(?) 트렌드다.

공천 싸움을 하고 있는 정치판에서는 다른 어느때보다 이익이 첨예하게 맞선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공천 휴유증이지만 이번에는 유독 심한 것 같다. 정당간 합종연횡이 손바닥 뒤집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새로운 신당 출현도 급진전되는 양상이다.

선거철, 정치인들이 추구하는 목적과 이해관계는 뚜렷하다. 우선 당선을 해야 겠고, 정권도 잡아야 한다. 유권자들도 마음이 흔들리기는 매한가지다. 일상과 본업에서 떠나 갑론을박식 정치토론에 목청을 높인다. 이성을 흔드는 눈물과 지역감정 등 정치인들의 군중심리 공세에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은 갈대와 같이 이리저리 허우적대기도 한다.

기업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격변과 변화기에 잔뜩 몸을 움추린다. 상황을 관망하기 위해서다.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궁색한 변명을 한다.

새봄 분위기에 맞지 않게 기업공개(IPO)시장은 아직도 동면중이다. 시장이 좋지 않다는 게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지만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주식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은 5개로 지난해의 1/3 수준이다. 올해 공모주 시장 최대어인 현대오일뱅크가 이란변수를 이유로 상장일정을 뒤로 미뤘지만 속내는 다른데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생명보험업계 2위인 교보생명은 연내 상장을 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상장 준비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철수를 결정했던 소위 ‘재벌가 빵집’들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나름의 자구책이나 대비책을 마련하는 곳도 많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사권한을 강화하고 사외이사 재선임 비율을 높이고 있다. .

지금은 철학과 중심(中心)이 절실한 시기다. 정치인들은 청빈과 성결함으로 자신을 낮춰야 한다. 권력을 축적의 수단으로 악용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한목 잡겠다는 것은 결국 비참한 최후 밖에 없다.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정치요. 망하거나 죽거나 아닌가요. 그래서 이번 공천을 포기하고 기초의원으로 남기로 했습니다." 전직 고위 공무원의 말을 흘려 들어서는 안된다.

힘은 잡으려 하면 멀리가고 놓을려 할 때 눈앞에 다가온다.

기업들도 정치권 눈치를 보거나 국회를 기웃거리기 보다는 나름의 뚜렷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정치권의 흐름을 놓쳐서는 안되겠지만 지나치게 의존적인 행태를 벗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정치 보다는 경제가 사회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회사의 이익, 주주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에서 사회공헌활동으로 활동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가야 한다.

이제는 생색내기식 사회공헌활동의 틀에서 벗어냐야 하지 않을까. 자기만 살아남기 위해 튈려고 하지 말고, 남들이 신경 쓰지 못하는 것에 집중해서 사회 조화와 공존공생에 일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사회를 밝게 만드는 주체는 다름아닌 기업이다. 다소 벅찬 것 같은 얘기것 같지만 큰 흐름은 벌써 이쪽으로 가고 있다. 우리는 확고한 신념과 큰 뜻을 가진 기업인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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