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을은 4·11 총선에서 홍준표(58) 새누리당 의원의 5선 고지가 될지 민병두(54)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설욕전장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 18대에선 홍 의원이 민 전 의원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당선됐지만, 이번엔 여론조사 결과도 혼전양상인데다 양측도 ‘박빙’의 대결로 보고 있다.
홍 의원은 ‘모래시계 검사’ 출신에다 작년 하반기 당 대표를 역임, 인지도에서 우위다. 공천을 앞두고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한 뒤 이 지역에 전략공천됐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인 민 전 의원은 지난 17대 때 비례대표로 입성해 당 전략기획위원장 등으로 활약했다. 지난 4년간 절치부심하며 홍 의원과의 리턴매치를 준비해왔다.
홍 의원은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북 선거는 강남과 달리 새누리당으로선 늘 진땀난다”면서 “분위기는 좋다. 열심히 발로 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물론으로 승부하겠다”면서 민 전 의원에 대해선 “훌륭한 사람”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민 전 의원은 “낡은 정치인을 상징하는 홍 의원을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는 건 내 의무”라면서 “홍 의원에 대한 피로감을 걷어내고 군림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일성했다.
그는 “내 팬클럽 이름이 ‘민병대’”라면서 “‘버럭준표’가 버럭대지 못하도록 잡으라는 의미”라고 한껏 각을 세우기도 했다.
둘 간의 공약경쟁도 치열했다.
홍 의원은 18대 업적으로 관내 집장촌 폐지, 청량리 민자역사사업 완공 등을 내세우고, 이번에는 △청량리 재정비 촉진지구 사업 △경전철 사업 △과학고 설립 재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 전 의원의 19대 공약인 ‘관내 인문계고 신설’에 대해선 “이미 2009년 교육청에 문의한 결과 설립 수요가 없다고 했다”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민 전 의원은 “홍 의원이 경전철의 노선변경 착공, 중랑길 뱃길조성사업, 과학고 신설 등 18대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주요 공약으로 △동대문 둘레길 및 생태마을 조성 △주택단지 생활개선사업 맞춤형 지원 △인문계고 신설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