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이유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은 11월 대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관측이 강하다.
야당인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일제히 중국의 경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 오바마 대통령은 대중 정책을 의연하게 펼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EU)과 공동으로 중국을 제소함에 따라 미중 양국 간 통상 마찰은 한층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중국은 자국이 정한 규정에서 벗어나고 있다. 중국이 국제 무역시장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라며 이번 제소 이유를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정책으로 인해 무역적자가 확대하고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는 반중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들은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는 항상 저자세로 나온다며 대중 정책을 약점으로 잡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비판의 소리를 불식시키기 위해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는 평가다.
일본 EU와 공동으로 중국을 제소한 타이밍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4일(중국시간) 막을 내렸다.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국에 WTO 제소 소식은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EU의 제소 사유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 대변인은 13일 기자 회견에서 “희토류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수출 제한으로, WTO 협정에 위반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가 WTO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자 희토류 통제를 수출규제에서 생산규제로 바꾸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특히 중국은 하이브리드차 등의 모터의 핵심 원료인 디스프로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디스프로슘은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외교 카드로 최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다른 품목으로 미국을 WTO에 제소하는 등 역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