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 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엔은 달러보다 원에 대해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은 달러에 대해 작년 연말 대비 8% 하락했지만 원에 대해선 12% 떨어졌다.
엔저가 극심하던 2007년 엔화 가치는 100엔당 600원까지 떨어졌고 리먼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고조된 이후에는 1600원대까지 올랐다.
최근 엔고로 세계 2위 NAND형 플래시메모리 업체인 도시바는 가격 경쟁에서 삼성전자에 밀리면서 고전해왔다.
리먼 사태가 발발한 2008년부터 세계 1위를 유지한 삼성전자는 40%대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 반면 도시바는 30%대에서 정체된 양상을 보였다.
현대차는 금융 위기 후 원화 약세를 배경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 장려금을 대 당 2500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등 공격적인 판촉 전략으로 도요타를 따돌렸다.
그러나 최근 엔화의 고공행진이 꺾이면서 미국에서는 도요타의 ‘캠리’와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점유율에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작년 대지진 직후에는 쏘나타가 캠리보다 많이 팔렸지만 올 2월에는 캠리가 1만7000대 많이 팔린 것이다.
원·엔 환율이 오르면서 특히 주식시장에서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주가는 지난 1개월간 10%, 혼다는 14% 각각 올랐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4% 오르는데 그쳤다.
전자업계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10% 상승했지만 소니는 16%, 파나소닉은 15% 뛰었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 주가는 한 달 간 5% 떨어진 반면 신일본제철은 13% 뛰었다.
다만 15일부터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엔저 수혜를 기대하는 일본 기업들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FTA를 통해 5년 안에 무역 품목 90% 이상의 관세를 철폐한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시가 도시유키 일본자동차공업회 회장은 “현재 엔화 약세는 ‘초초엔고’가 ‘초엔고’로 수정된 데 불과하다”며 “한미 FTA의 영향을 한층 더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