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부문의 침체로 위기에 처한 일본 최대 증권그룹 노무라가 사면초가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자사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 중 최저 수준으로 강등하면서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노무라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aa2에서 Baa3로 하향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다른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국제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은 점을 감안했을 때 수익성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무디스가 노무라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노무라의 장기 채무 등급은 투자적격 등급 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앞서 무디스는 작년 11월에 노무라의 신용등급을 하향하는 쪽으로 검토한다고 경고했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강등으로 노무라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금융 파생상품 거래에서 카운터 파티(거래상대방)에 제시하는 담보물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는 현재 12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러더스에서 아시아·유럽 부문을 인수한 이래 늘어나는 비용에 허덕이다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노무라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 불만을 표출했다.
노무라는 “신용등급 강등은 유감”이라며 “우리는 소매, 자산운용, 도매 등 각 부문에서의 사업 기반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자기자본과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디스의 이번 노무라 신용등급 강등은 현재 실시하고 있는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점검의 일환이다.
무디스는 지난달 15일 차입 비용 증대와 규제에 다른 부담 증가,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전세계 17개 은행·증권사의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전날 호주 최대 투자은행인 맥쿼리그룹의 신용등급도 A2에서 A3로 한 단계 강등당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무디스가 미국 월스트리트의 은행보다 일본 금융기관의 신용등급 책정에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골드만삭스의 신용등급은 상위 다섯 번째인 A1로, 유럽 재정위기에 타격을 입은 BNP파리바의 등급도 Aa3로 각각 제시하고 있다.
4개월 전 무디스는 일본 다이와증권그룹의 신용등급도 Baa3로 낮췄다.
그럼에도 무디스는 Baa3라는 등급은 일본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리스크보다 양호한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