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 산 증인 김각중 경방 명예회장 별세(종합)

입력 2012-03-17 19:26 수정 2012-03-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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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면방직 기업 이끌며 ‘한국섬유 세계 수출화’ 장본인

국내 최초 면방직 기업인 경방의 김각중 명예회장(사진)이 17일 낮 12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경방 고(故) 김용완 회장의 1남 4녀 가운데 첫째 아들로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44년 연희전문학교(현재 연세대학교) 이과를 졸업하고, 미국 베리어대학을 거쳐 1964년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이론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65년부터 1971년까지 고려대 화학과 교수직을 맡았으며, 이후 경방에 입사해 50세인 1975년 선친의 뒤를 이어 경방 회장에 취임했다.

김 명예회장은 1919년 경성방직주식회사로 시작한 사명을 1970년 주식회사 경방으로 바꾸고, 국내 대표적 섬유 수출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1980년대까지 용인, 반월, 광주에 공장을 준공해 1987년 수출 1억 달러 돌파라는 신기원을 달성하는 등 국내 섬유기업으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1990년대에는 방직업이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힘을 싣는 것과 동시에 유통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경방필백화점과 우리홈쇼핑을 운영하며 유통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2009년에는 옛 경성방직 자리에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를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온화한 성품에 친화력이 돋보였던 김 명예회장은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제 26, 27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으로 선임돼 재계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회장 선임은 부친인 고 김용완 경방 명예회장에 이어 부자가 나란히 전경련 회장 자리에 오른 것으로 큰 화제를 낳았다.

1996년 작고한 김용완 회장은 1964년부터 1966년까지, 1969년부터 1977년까지 10년간 전경련 회장을 역임했고, 김각중 회장은 1999년 11월 회장직무대행에 선임된 이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제26, 27대 회장을 맡았다. 이는 부자 간에 무려 6대, 14년 동안 재계 총수 자리를 맡은 이색기록으로, 탁월한 리더쉽과 너그러운 인품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김 명예회장은 또 중앙염색가공회 회장, 한국섬유기술진흥센터 이사장, 섬유산업연합회 회장 등 국내의 대표적 섬유 기업인으로서 굵직한 역할을 도맡아 해왔다. 1982년부터 6년 동안은 서울상공회의소 상임위원직을, 1984년부터 1997년까지는 제일은행 회장 자리를 맡아 국내 경제 부흥에 일조했다. 이탈리아, 핀란드, 뉴질랜드로부터는 국가간 화합의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으며, 이런 활동들을 통해 1999년에는 ‘20세기 한국을 빛낸 30대 기업인’에 선정됐다.

고인은 또 장학재단인 경방육영회를 운영하며 한평생 인재육성에 매진해왔다. 경방육영회는 주식회사 경방에서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기업재단으로, 삼양사의 양영회와 더불어 우리나라 기업재단의 효시를 이루고 있다. 사회의 유능한 인재배양을 위한 장학금 지급을 주 목적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까지 총 6,500명의 학생들에게 43억에 이르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김 명예회장은 지난 2007년 33년간의 경방 대표이사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후 명예회장직에 추대되며 기업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유족은 부인 차현영 씨와 아들 준(경방 대표이사 사장) 담(경방 타임스퀘어 대표이사 부사장), 딸 지영 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이며, 발인은 22일 오전 7시다. 영결식은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아산병원 영결식장에서 거행된다. 조문은 19일 월요일 오전부터 가능하다. 문의:경방 (02)263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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