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3.838달러로, 전날에 비해 0.3센트 올라 최근 9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올들어 17% 올라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008년 7월의 4.11달러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주별로는 알래스카·캘리포니아·코네티컷·하와이·일리노이·뉴욕·워싱턴과 함께 수도 워싱턴DC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평균 4달러를 웃돌고 있다.
하와이주는 갤런당 4.48달러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경기회복 조짐으로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국제유가 상승, 중동지역 긴장 고조 등으로 인해 최근 한 달 만에 5%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미국에서 휘발유 세금이 가장 비싼 지역은 뉴욕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석유협회(API)의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주가 올해 유류세가 가장 비싼 지역의 불명예를 안았고 다음은 캘리포니아·코네티컷 등의 순이다.
현재 뉴욕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4.04달러인데 여기에는 총 69센트의 각종 세금이 붙는다.
20갤런의 기름을 넣는다고 가정하면 세금만 13.80달러인 셈이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총액에서 순수한 휘발유 값이 차지한는 비율은 76%에 그친다.
운전자들이 내는 세금에는 연방세 18.4달러와 뉴욕주의 판매세 8센트, 지방세 16.9달러 등이 포함된다.
주정부와 기타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세금은 고속도로와 교량 등의 유지보수와 유출된 기름의 정화작업 등에 활용된다.
휘발유 값 급등은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선거 이슈로 떠오르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주자들 사이의 설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과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 리사 잭슨 환경청장 등을 ‘휘발유값 상승 트리오’라고 지목하며 경질을 촉구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휘발유 가격이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이들 3명의 장관이 지난 3년반 동안 일하면서 실제로 휘발유 가격이 올랐고, 올바른 방향은 이들이 해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최근 자신의 대선 공약으로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2.50달러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