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주의 금융난타]금융위 '그들만의 리그'

입력 2012-03-20 10:26 수정 2012-03-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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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주 금융부 팀장

“요즈음 금융시장을 보면 답답합니다. 뭔가 허둥되고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금융회사 고위 임원들의 공통된 말이다. 금융지주사, 은행, 증권, 보험사, 카드사 등 어느 한 특정분야도 아니다. 새로운 금융정책이 나오는 가 하면 어느새 다시 뒤집어졌다. 금융시장의 혼란에 금융당국이 대처한 것이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혼란의 주범은 금융당국이기도 하다. 특히 시장과 소통하지 않고 그들만(?)의 리그를 뛰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엇박자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지난해부터 어수선했던 금융시장은 올해 초 정점에 달했다. 국회가 2대 포퓰리즘 법안으로 꼽히는 ‘저축은행특별법’과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구성원들은 침착했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구성원들은 시장원리를 내세워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전혀 다르다. 그야말로 손발이 맞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마그네틱카드의 IC카드 전환과 보험료 인상이 대표적인 예다.

금감원은 지난 2일 ATM·CD기를 통한 마그네틱카드의 현금인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금인출기와 은행 창구에서 일대 혼란이 일자 하루만에 시행일은 오는 6월로 연기하겠다고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한다.

보험료 인상 혼선도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김석동 위원장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라”고 강도 높게 주문했다. 결국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는 낮추면서 실손의료비 보험료 등 다른부문의 보험료를 올렸다. 보함사의 꼼수로, 결국 인상폭이 재조정됐지만 충분히 예상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계획을 짜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하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손발이 어긋난 것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엇박자로 인해 금융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두 조직의 수장은 외부에서 더 바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중소기업 금융환경 실태파악을 위해 1박2일간 현장 투어에 나선데 이어 올해는 서민금융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또 다시 1박2일 투어 중이다. 권 원장도 캠퍼스 금융토크와 맞춤형 서민금융 상담 등에 나서면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서 현장을 점검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실제로 현장 점검 후 중소기업 연대보증 폐지라는 정책도 내놓았다. 다만 과연 왜 지금인가라는 의문은 있다. 금융당국간 엇박자로 시장이 혼란스러울수록 소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한 건물에서 조차 이러할진데 금융위가 금융투자협회 건물로 자리를 옮기면 더욱 소통의 부재가 커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거리가 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부처간, 기관간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매번 정책이 나올 때 마다 엇박자로 인해 ‘사후약방문’식의 정책이 된다면 소비자들의 신로는 사라질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도 금융당국의 정책에 호응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지금이야 말로 자신들만의 리그가 아닌 시장과 소비자들 위하는 진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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