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남진정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94년 미국, 캐나다 등과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이후 멕시코는 수출확대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멕시코의 대미 수출은 NAFTA 발효 전인 지난 1993년에 비해 475% 늘었다.
유럽연합(EU), 이스라엘, 일본, 칠레, 우루과이 등 멕시코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는 40여개가 넘는다.
1993년 당시 전체 수출규모는 700억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수출은 3496억달러에 달했다.
멕시코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3위 경제국이며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자동차와 전자 등 제조업의 경쟁력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빅3’는 물론 폭스바겐과 BMW, 도요타, 혼다 등 전세계 자동차업체가 멕시코를 미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멕시코는 중국과 한국에 이은 세계 3위 휴대폰 제조국이며 컴퓨터와 TV 등 다른 전자부문에서도 글로벌 메이저 생산국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에 따라 멕시코 경제도 흔들리는 등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큰 것이 한계로 지적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런 문제점이 심각하게 부각된 계기가 됐다.
금융위기 여파로 멕시코는 지난 2009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5%까지 추락했다.
중국이나 브라질, 러시아 등 다른 신흥국들이 금융위기에서 비교적 타격을 덜 받은 것과 대조된다.
미국이 멕시코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의 89%에서 지난해 78%로 줄었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중남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멕시코국립자치대학의 오스카 우가르텍 교수는 “멕시코는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다른 중남미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주개발은행(IDB)은 ‘두 가지 속도의 남미경제’라는 보고서에서 “멕시코의 교역은 선진국에 너무 지나치게 의존해 브라질 등 신흥국과의 무역이 확대되고 있는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경제성장세가 처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멕시코는 수출의 90%가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으로 향하고 있지만 브라질은 선진국 비중이 절반에 못 미친다.
중남미 국가와의 경제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멕시코의 고질적이고 심각한 문제인 소득불평등과 빈곤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멕시코의 빈곤율은 2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멕시코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월 소득 85달러 미만의 극빈층 인구 비율은 북부에서는 10% 수준이지만 남부는 40%에 달한다.
미국과의 교류 확대에 따른 혜택을 북부만 입은 셈이다.
멕시코도 중남미 국가와의 교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페루와의 FTA가 지난달 발효했다. 멕시코증권거래소는 칠레, 페루,콜롬비아 등의 주식시장이 통합된 중남미통합시장(MILA)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