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를 둘러싼 사태가 국제적 스캔들로 번질 전망이다.
주중 영국대사관은 지난해 11월 충칭에서 사망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사건과 관련해 중국 중앙정부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존 갤러거 영국대사관 대변인은 “헤이우드 사망과 관련된 온갖 의혹과 소문들을 들었다”면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중국에 조사를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충칭 경찰은 당시 헤이우드가 과음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결론 내리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러나 그의 지인들은 헤이우드가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영국 대사관에 조사를 수차례 요청했다.
보시라이의 최측근이자 미국 망명기도로 파문을 일으킨 왕리쥔 전 충칭시 부시장은 닐 헤이우드가 독살을 당했다고 믿었다고 한 소식통은 밝혔다.
왕리쥔은 또 독살의 계기가 보시라이의 부인인 구카이라이와의 사업상 갈등인 것으로 추정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보시라이에게 닐 헤이우드 독살설을 보고한 후 생명의 위협을 느낀 왕리쥔이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으로 도피했다는 것이다.
왕리쥔이 미국 영사관에 망명 신청을 하면서 미국에 전달한 보시라이 비리 관련 서류에 헤이우드 사건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주중 미국 대사관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닐 헤이우드의 부인은 중국인이며 중국어에 유창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보시라이가 다롄시 시장(1993~2001년)을 지낼 당시 부인을 통해 보 일가와 친분을 쌓았다.
그는 보시라이의 아들인 보과과가 영국에서 유학할 당시 후견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보 일가와 외국 기업인들의 회동을 주선하기도 했으며 사업 관련 자문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싱가포르국립대의 황징 교수는 “중국의 정치드라마가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 “보시라이를 둘러싼 온갖 주장들은 중국의 권력교체를 앞둔 지도부의 분열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