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초저금리 정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추가로 막대한 돈이 풀릴 가능성도 커졌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콘퍼런스에서 고용시장이 개선됐다면서도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라며 경기부양을 위한 금융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8.3%로 하락한 것은 2008년 말부터 2009년에 걸친 대량해고의 반전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 효과가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을 더 낮추려면 소비와 기업 분야에서 더 강한 수요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연준이 지금 취하고 있는 초저금리 정책 등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도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버냉키 의장의 한 마디에 이날 뉴욕증시는 지난 주말의 부진을 한 방에 날렸다.
S&P500지수는 1.39% 상승한 1416.51로 1400선을 다시 넘어서며 4년 만의 최고점을 찍었다.
약세를 보이던 유가와 금 값도 버냉키 의장의 발언 직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기대감에 반등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PNC자산운용의 빌 스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버냉키의 발언은 연준이 즉각 행동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 조치를 선택사항에서 제외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QE3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추가 완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컨플루언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빌 오그레이디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날 시장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며 “새로운 내용은 전혀 없었다. 이날 발언은 지난 6개월 내내 나온 말들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미즈호증권의 리처드 브라이언트 부사장은 “이날 버냉키의 발언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면서 “버냉키는 현재 완화 정책을 바꿀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