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변화’를 죽인 너, 누구냐

입력 2012-03-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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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블랜차드/존 블릿 ‘왜 우리 회사만 변하지 않을까’

기업 리더들이 때만 되면 내뱉는 단골 대사가 있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변화란 기업에서 어떤 의미를 차지할까.

기업이 쉽게 변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 켄 블랜차드와 존 브릿이 공동으로 지은 ‘왜 우리 회사만 변하지 않을까’이다. 켄 블랜차드는 ‘겅호’,‘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우리와 친축한 경영컨설턴트다.

이 책은 기업의 각종 변화 프로젝트의 실패를 평범하게 나열하고 분석한 것이 아니라 추리소설형식의 의인화를 통해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죽이는 13가지 요소를 밝힌다. 13가지 요소는 조직문화와 헌신, 후견인, 변화관리팀, 커뮤니케이션, 위기감, 비전, 기획, 예산, 교육, 인센티브, 성과관리, 책임감 등이다.

특히 변화를 비롯해 13가지 요소들을 모두 의인화한 것이 눈길을 끈다.

저자인 블랜차드는 이 요소들의 역할과 업무 연관성을 파헤쳐 변화를 방해하고 나아가 죽게 만드는 핵심 원인을 찾아내고 그 결과를 이해하기 쉽고 편한 문체로 정리했다.

또 ‘왜 우리 회사만 변하지 않을까’는 한 회사가 시장과 세상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요구받게 됐을 때 어떤 목표를 세우고 어떻게 실천할지를 조목조목 따지고 있다.

이야기는 애크미(ACME)라는 회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서부터 시작한다. 사건을 맡게 된 마이크 카터 형사는 같은 달에만 세 번의 비슷한 사건을 경험한다. 사건이 일어난 기업은 각기 달랐지만 피해자의 이름은 모두 ‘변화’로 같았다.

용의자에 오른 13명은 앞에서 언급한 13가지 요소들이다. 카터 형사는 조직문화를 시작으로 1박 2일 동안 13명과의 면담을 통해 살인범을 색출해나간다. 여기서 13명은 애크미의 임원으로 분류되며 변화를 반대하거나 옹호하는 직원들도 후반부에 등장한다.

용의자들은 저마다 성별도 다르고 해당 요소에 부합하는 이미지의 캐릭터로 나온다. 특히 ‘변화관리팀’은 ‘후견인’과 마찬가지로 위선적인 캐릭터로 근육질의 남성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튼튼한 상체완 달리 부실한 하체를 가져 사내에서 ‘변화’를 데리고 돌아다니며 그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다는 단점을 드러낸다.

또 ‘예산’은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여성으로 등장하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삼가는 전형적인 재무관리자의 이미지를 선보인다. 그는 ‘변화’가 세 달 동안 제출했던 구매요청서를 거절한다.

2~3명의 용의자를 만난 후에는 ‘수사일지’를 통해 용의자 하나하나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담겨 있다. 카터 형사는 이 ‘수사일지’를 바탕으로 ‘변화’를 살해한 사람은 용의자 전부라는 판단을 내린다.

카터 형사는 “나는 변화를 죽인 독약이 ‘방치’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당신(13가지 요소)들의 무관심”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변화’의 사망원인은 C-15라는 독극물이었다. 변화(Change)의 C와 사건 수 15가 더해져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이 독극물에 대해 밝혀진 것이 거의 없어 용의자 13명은 살인범으로 체포되진 않는다.

이 책은 추리소설의 형식 이야기를 끝낸 후 ‘어떻게 변화를 조직에 안착시킬 것인가’라는 주제의 부록도 담아냈다. 또 용의자로 등장했던 기업 변화의 핵심 요소 13가지와 이에 대해 독자가 각자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까지 실어 기업 리더뿐만 아니라 현대 직장인들에게 업무적으로 필요한 책이라는 것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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