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져 14일간의 머나먼 대장정을 예고했다. 과도한 선거운동으로 경찰이 출동하는가 하면 선거운동원 간의 실랑이가 계속됐다.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으로 유세에 나선 정치인들이 수모를 겪는 일도 벌어졌다.
◇ 경찰 출동‘봉변’= 새누리당은 29일 공식 선거전 스타트를 끊으면서부터 봉변을 당했다. 사전선거를 의식해 이날 자정이 되기까지 조용히 대열을 짰던 선거운동원들은 공식 선거운동 시간이 되자 목이 터져라 이 지역에 출마하는 김을동(서울 송파을) 후보의 이름을 외쳤다. 그러나 관심을 보이는 유권자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인근 주택가 주민 신고로 관할 지구대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명당을 사수해라’= 현수막 명당자리 쟁탈전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자정을 기해 현수막 설치를 준비하고 있던 선거운동원들은 명당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오후부터 눈치작전을 벌였다. 현수막은 후보마다 각 동별로 1개씩만 게시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교차로나 번화가가 명당으로 꼽힌다. 경기 수원갑에선 여야 후보의 선거 운동원들이 현수막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시비가 붙어서 결국 지나가던 시민이 경찰에 이를 신고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선거법을 잘 몰라서…’= 세종시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는 선거 출정식이 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으면서 무대를 철수하는 일을 겪었다. 기자회견을 위해 민주당 측은 무대와 음향장비 등을 설치했지만 충남 연기군 선관위가 무대설치는 선거법 위반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부랴부랴 철수시켜야 했다. 결국 이 후보는 선거운동원들이 손 현수막을 든 배경을 뒤로한 조촐한 출정식을 치러야 했다.
◇유권자에게‘무안’=‘선거의 여왕’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유권자에게 무안을 당했다.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한 권영세 후보를 지원하러 나온 박 위원장이 출근길 시민에게 악수를 청하자 한 20대 남성은 “왜 악수를 하려고 그래요? 바쁜데…”라며 손을 뿌리치고 나가 박 위원장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전남 나주를 찾은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시위대를 피해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지역 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한 대표를 향해 ‘고속철도(KTX)나주역 폐기 규탄’ 시위대가 거칠게 항의했고 한 대표는 이 현장을 보곤 차량으로 급히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