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이 끝났다.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그룹의 오너들은 어떤 경영 성적표를 주주들에게 내놨을까. 이에 따라 본지가 4대 그룹 상장사(금융사 제외)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경영지표를 분석했다. 이번 분석 대상은 47개 상장사다.(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현대건설과 지난해 상장한 현대위아는 연도별 분석을 위해 제외했다.)
4대 그룹 상장사들은 지난해 수익성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성장성 지표에서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등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면서 한국 경제의 탄탄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대 그룹 상장사들의 매출 규모도 부쩍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이 450조7719억원으로 지난 2010 회계연도 436조4574억원과 비교해 14조30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 지난 2009년 373조1778억원과 비교하면 77조원 이상 늘었다.
반면 수익성은 주춤한 모습이다. 4대 그룹 상장사 47곳의 2011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32조1198억원으로 2010년 실적 35조3269억원과 비교해 3조원 이상 감소했다. 영업외적인 수익과 비용을 계상한 순이익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28조2671억원으로 전년 31조4829억원보다 11% 이상 감소했다.
◇“정몽구 회장 실적 눈에 띄네”=4대 그룹 중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내놓은 곳은 단연 현대차그룹이다. 성장성과 수익성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에서 모두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총자산증가율이 12.6%를 기록했다. 매출액 증가율이 12.6%를 상회하면서 4대 그룹 중 가장 높은 신장율을 보였다. 전년대비 영업이익 증가율도 22.8%로 고속성장했다. 수익성 지표인 당기순이익률도 2011년 8.2%로 2010년 8.1%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지난해 총자산과 매출액은 전년대비 각각 7.9%와 1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6% 감소했다. 이는 2010년말 기준 전년대비 영업이익증가율 86.2%과 비교하면 역주행을 한 셈이다. 당기순이익률도 7.1%로 2010년 10%보다 3%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SK그룹 상장사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31.9% 감소했다. 자산규모도 SK이노베이션(상장사)와 SK에너지(비상장사)가 분할되면서 11.8%가 줄었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상장사 16곳의 2011년 당기순이익률은 7.8%로 2010년 4.2%와 비교해 3.6%p 증가했다. 4대 그룹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LG그룹은 주력 상장사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상장사 11곳의 총매출액은 97조359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5000억원 가량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조738억원으로 전년의 4조1391억원보다 47.9%나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률이 1.7%로 전년 4.2%와 비교해 2.5%p 줄었다. 많이 팔고도 이렇다할 이익을 남기지 못한 셈이다.
◇그룹별 효자는 어디?=4대 그룹에서 가장 돋보이는 실적 지표를 내놓은 상장사는 어디일까. 삼성그룹에서는 에스원이다. 에스원은 지난해 12.3%의 높은 당기순이익률을 기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 13.2%, 2010년 13.1% 등 그룹내에서는 3년 연속 두자리 수의 순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자산과 매출액 부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그룹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전년대비 총자산증가율과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38.2%와 69.6%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가 가장 좋은 수익성을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42조7740억원 중 4조7771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증가율도 36.8%로 그룹 상장사 중 가장 높다.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현대제철이 49.6%로 그룹 상장사 중 1위다.
가장 큰 자산 증가율을 보인 곳은 현대글로비스다. 글로비스의 총자산은 2010년말 2조2785억원에서 2011년말 3조1896억원으로 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SK그룹에서는 지주사들의 수익성이 두드러졌다. 그룹 지주사인 SK의 당기순이익률이 55.2%를 보였다. 에너지부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당기순이익이 매출액을 웃돌아 이익률이 111.6%로 나타났다.
LG그룹에서는 주력 상장사 중 LG화학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순이익률 10.2%로 3년 연속 두자리수를 유지했다. 전년대비 매출액과 총자산 증가율도 각각 17.6%와 21.8%로 그룹 상장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LG이노텍이 적자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조2510억원의 영업손실과 99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순손실도 2779억원으로 2010년 이후 2년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이노텍 순이익률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5.9%와 6.6%를 보였지만 지난해 0.9%로 급격히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