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을 뽑는 4.11 선거전이 여느 영화제 못지않은 레드카펫을 방불케 하고 있다. 각 지역구 후보들의 ‘한 표 호소 전쟁에 여배우들이 선봉장으로 나선 것이다. 자존심 대결을 방불케 하는 각 후보들의 혈연·지연에 얽힌 여배우들의 대리전이 뜨겁다.
서울 중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는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정호준 후보와 지지율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단 번에 뒤집을 만한 분위기 반전 카드가 지난 1일 대중들 앞에 첫 선을 보였다. 원조 한류스타 배우 이영애가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6 미스코리아 진출신의 이하늬도 외삼촌인 민주통합당 문희상 후보 지원 전에 뛰어 든 상태다. 이영애가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낸 날 이하늬 역시 문 후보의 지역구 출마 지역인 경기도 의정부시 행복로 일대를 돌며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서울 광진구 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한길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더욱 화려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개소식은 영화제 시상식에 버금가는 스타들의 등장으로 지역 주민들의 시선 몰이에 큰 성공을 거뒀다. 김 후보의 아내인 배우 최명길을 비롯해 그와 친분이 두터운 황신혜, 심혜진, 차수연, 김진아, 손창민, 정찬 등이 현장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취재진의 카메라를 향해 김 후보와 팔짱을 끼고 포즈를 취하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서며 힘을 실었다.
최명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남편 사무실 오픈에 찾아와준 사랑스런 내 동료들 너무 고맙고 큰 힘이 되었어요. 그리고 화환 보내준 동료들도 너무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는 신세대 배우 윤세인의 인기 덕분에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지역에서 선전 중이다. 본명이 김지수인 윤세인은 김 후보의 친딸로 SBS 드라마 ‘폼나게 살거야’로 데뷔해 주목을 받은 SBS 공채 탤런트다. 윤세인은 이번 총선에 아버지가 출마하자 지난달 12일부터 연예 활동을 접고 대구로 달려가 선거 유세전에 나서고 있다.
윤세인은 “지난번 선거에선 학생 신분이라 몸으로 때워 드렸지만, 이번엔 드라마 촬영 때문에 많이 도와 드리지 못했다”면서 “‘폼나게 살거야’를 촬영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새삼 다시 하게 됐다. 살아계실 때 정말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4월 총선까지는 만사 제쳐놓고 아버지의 일에 ‘올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배우 손숙, 탤런트 이서진, 가수 김상희, 프로농구 감독 허재 등이 돕고 있다. 특히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가 다녀가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정 후보는 노 전 아나운서에게 시당숙이 된다.
경기 분당을에 출마한 무소속 한창구 후보도 딸인 2004 미스코리아 선 한경진과 함께 지역구민을 상대로 인지도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러 연예인들의 선거전 가세에 시민들의 눈이 즐겁다는 분위기 일색이다. 또한 열정을 다하는 스타들의 유세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부동표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어 여러 후보들이 앞 다퉈 연예인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연예계 관계자들은 연예인들의 무조건적인 선거전 합류에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칫 후보의 당색에 따라 연예인 개인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