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을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해외건설 수주 700억달러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 빠진 국내 사업을 축소하고 해외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진출국의 시장 상황 악화 등으로 사업을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문제가 적지 않게 발생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1조원 규모의 캄보디아 국제금융복합개발사업 ‘IFC 프놈펜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현지법인을 철수하기로 했다.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중심업무지구 내 6만8461㎡ 규모의 부지를 업무·교육·거주지구 등 3개 지구로 개발하는 ‘IFC 프놈펜 프로젝트’ 사업지를 매각하고 현지법인을 청산 중이다.
총 사업비 1조원 규모의 IFC 프놈펜 프로젝트는 프놈펜 최고층 빌딩인 52층 오피스타워와 275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비롯한 공연장을 비롯해 1064가구 규모의 초고층(지하2층~지상51층) 아파트 6개동이 조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되자 결국 사업을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GS건설의 현지법인 GSDC는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SK건설 역시 지난 2009년 캄보디아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현지법인을 철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아 사업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SK건설측의 설명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2010년 12월 유럽공략을 위해 추진하던 폴란드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플랜트 사업을 포기하면서 스위스에 설립한 해외법인인 HECG(Helvetia Energy Company GmbH)를 계열회사에서 제외했다. 폴란드를 기반으로 유럽지역 내 프로젝트 수주를 목적으로 설립했지만 플랜트 사업 등 수주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원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리비아 신도시 개발 사업도 정정불안 등으로 인해 잠정 중단되면서 사업 철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진출국 경기악화 등으로 인해 사업철수 사태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해외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다양한 리스크로 인해 장기간 표류하거나 좌초되는 사례는 있어왔지만 최근들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며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하는 것은 좋지만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진출국의 상황등을 면밀히 살피는 등)보다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