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전의 산실 영국의 대외비밀첩보국(SIS)이 철저하게 베일에 쌓여진 탓일까.
영국 작가 이안 플레밍의 ‘007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영국의 첩보영화 007은 전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첩보물의 흥행 수표다.
영국의 비밀첩보부의 발단은 불안한 정정 속에 영국 튜더 왕실을 지키기 위해 고안됐다.
엘리자베스 1세의 수상 프란시스 월싱햄 경은 1569년 비밀첩보국을 설립했다.
1584년에는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엘리자베스 1세의 암살모의에 연류됐다는 사실을 파헤치는 등 왕실 보호에 주력했다.
이후 영국의 국가위상은 세계를 거머쥐는 나라로서 확립됐고, 이로 인해 국가정보기관의 활동이 필수적이었다.
1,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정보기관의 역할이 불가결했고 영국 정부는 SSB의 대외 역할을 강화했다.
이로써 1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직전인 1912년 맨스필드 커밍 사령관의 지휘로 대외비밀첩보국인 MI6(Directorate of Military Intelligence section 6)이 설립됐다.
전쟁 후에는 러시아 볼셰비즘을 중심으로 공산주의 척결에 집중했고,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미국과의 동맹도 강화했다.
독일의 나치스 출현기인 1930~1940년대에 MI6는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반나치스 정보기관으로 평가받았다.
영국의 정보기구가 1차 세계대전·소련과 동유럽의 공산혁명·중동전쟁·2차 세계대전·냉전 당시 영국의 대처능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공공연히 인정하는 사실.
실제로 윈스턴 처칠 전 영국수상은 2차 대전 중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 전 대통령에게 종합정보기관의 창설을 강력히 권유했다.
루즈벨트는 1940년 윌리엄 도노반 대령을 영국의 대외첩보부 MI6에 견학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도노반은 이후 미국의 첫 정보기관인 전략지원국(OSS)을 창설하며 후에 이를 중앙정보국(CIA)로 확대, 개편한 주요 인물이다.
SIS는 지난 2010년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존 소이어 SIS 대표가 SIS 본부가 어디에 있는지 밝힌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SIS가 공식화된지 101년 만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소이어는 “비밀 유지는 정직하지 못하거나 사실 은폐를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비밀유지는 영국의 안전과 보안을 지키기 위한 결정적인 요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