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복지공약과 공무원의 선거 중립

입력 2012-04-05 11:31 수정 2012-04-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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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정치경제부 기자

“오는 11일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지금 정당간 굉장히 민감한 상황에서 기획재정부가 복지TF 결과를 발표하려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쳐 적절하지 않습니다.”

재정부의 복지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 결과 발표를 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이다.‘나라 곳간 지킴이’인 재정부가 정치권의 무분별한 복지공약에 맞서 복지TF를 꾸려 복지공약을 검증하고 알리는 것에 대해서는 선관위도 여론도 이론의 여지가 없다. 책임있게 국정운영을 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점이 문제다. 재정부가 정당별로 치열하게 대립하는 총선 7일 전 정치권의 복지공약 검증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재정부는 “총선하고 관련이 있는데, 총선 전에 발표를 해야지 의미가 있지 않냐”며 발표하지 말라는 선관위의‘경고’에도 3차 복지TF 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3차 복지TF 회의에서 정당별 복지공약 재정소요와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총선 직전 재정부가 총선에 영향을 미칠 내용을 발표할 경우 정부가 선거에 개입한다는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행정부의 권력이 비대해지는 것을 우려해 국가권력을 입법·행정·사법의 셋으로 나눠 상호간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복지TF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이 같은 3권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

또한 선관위를 국회·정부·법원·헌법재판소와 같은 지위를 갖는 독립기관으로 설립한 것도 정부의 개입을 막기 위해서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선관위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복지TF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법을 지키지 않는데 일반국민들이 법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 이밖에도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위반 문제도 제기된 상황이다.

오는 12월 19일이면 대선이다. 선거 직전 복지TF 결과 발표로 정치에 개입하려는 재정부의 시도는 지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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