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아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하길 잘했다는 생각뿐이에요.”
영화 ‘써니’의 흥행 배우 강소라는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2’를 통해 조금 쓰라린 경험을 했다. 벌써 연기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한 번 탄 셈이다.
“처음엔 주연이라고 해도 별로 부담감이 없었어요. ‘써니’처럼 여러 친구들이 나오는 작품이니까요. 하지만 제 생각이 짧았다는 걸 곧 알게 됐죠.”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가 아닌 외모까지 평가받았다. 익숙지 않은 날 선 소리에 촬영하는 동안에는 소금기 있는 음식조차 먹는 것을 자제했다. 그만큼 심적 고통도 심했다.
몇 달 동안에 걸친 밤샘 촬영에 제대로 두 다리 뻗고 잔 기억은 손에 꼽는다. 게다가 유난히 매서웠던 강추위는 그야말로 ‘살인적’이었다. “패딩을 벗어본 적이 없었어요.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온 몸에 핫팩을 붙이고 촬영해도 추위로 엄청 고생했죠.”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또래 친구들과 호흡을 맞춘 경험은 소중한 추억이었다. “같이 한 친구들하고 꾸준히 연락하고 있어요. 제 또래 배우들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써니’를 보고 강소라를 사랑하게 된 팬들은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를 택한 행보에 아쉬움이 크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 멤버와 가상 부부로 출연하는 모습에 ‘혹시 배우가 아닌 스타가 되려고 그런 것은 아니냐’는 비판이 컸다. 하지만 ‘우리 결혼했어요’는 배우 강소라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한 하나의 시도였다. “‘써니’의 춘화는 중성적인 면이 강한 캐릭터였잖아요. 그래서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저의 여성스런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도전하는 건 두렵지 않아요. 한 가지 이미지에 절 가둬두고 싶지 않거든요.”
여성스러움을 동경하는 그녀를 주위에서는 ‘털털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써니’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까닭 때문이다. “춘화 역할 때문일까요. 전 많이 여성스러워졌다고 생각하는데.” 수줍게 웃는 얼굴에서 앳된 아가씨의 모습이 물씬 묻어 나왔다.
그런 강소라의 모습을 너무 사랑하는 선배가 있다. 소속사 사장님인 배우 주진모다. 평소 ‘소라만 믿는다’고 표현하고 다닐 정도로 그를 향한 애정은 각별하다. “아마 회사가 생기고 제가 첫 배우라 그러시는 것 같아요. 진모 오빠는 정말 좋은 분이세요.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철철 넘치죠. 제가 사람복은 있는 것 같아요.”
올 상반기에는 잠시 숨을 고를 계획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평범한 일상을 즐기면서 새로운 역할을 준비하려고 한다.
강소라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연기를 잘 하는’ 배우다. “이번 작품을 하고 나서 더 절실해졌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본받을 만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은 그녀의 소망이 느껴졌다. 23세, 이 젊은 여배우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