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과 음담패설, 교회모독 등 상식이하의 저질발언으로 연일 논란을 빚고 있는 김용민(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사퇴요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한명숙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는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이해찬 상임고문이 “사과하는 수준 갖고는 안 된다. 빠르게 사퇴해야 한다”며 김 후보 사퇴를 촉구했지만, 한 대표는 김 후보 뜻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지도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사태가 진정되기는 커녕 오히려 논란이 될 만한 각종 발언들이 추가로 공개되고 있어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자 이 상임고문은 “후보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면 그 선거를 포기하더라도 민주당으로서는 더 이상 후보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등 명쾌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김 후보 논란으로 이어질 다른 지역의 악재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김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으로서는 더 이상 후보 보호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도 했다.
천정배(서울 송파을) 후보도 “젊은 유권자들이 노원 쪽 문제를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에서 나름대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사건이 불거진 지난 4일 “걱정된다”는 발언 외에 관련 언급을 일절 내놓지 않았다.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이나 유감 성명도 단 한차례 없었다. 박용진 대변인은 김 후보 사퇴론에 대해 “유구무언”이라고만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김 후보 막말 파문으로 수도권에서 최대 10석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민주당이 파장이 연실 확산되는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 후보를 두둔하자니 역풍을 맞을 것이 뻔하고, 사퇴시키자니 젊은층의 표가 떨어지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후보는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상태다. 김 후보는 7일 이용득 최고위원이 문자메시지로 사퇴를 촉구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이 최고위원이 보냈다고 하는 괴문자를 사실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제 별별 이야기가 다 나오네요. 개의치 않고 가겠습니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김 후보가 마냥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여론조사 조작사건과 관련, 야권연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쳐 사퇴했던 것처럼 김 후보도 결국 떠밀려 사퇴할 수도 있단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