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2시30분 서울 서대문 홍제삼거리에서 열린 우상호(서대문갑)후보 지원유세에 참석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이런 빈번한 사고에 곤욕을 치렀다.
이미 조짐부터 심상치 않았다. 한 대표 도착 전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던 우 후보의 마이크가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이윽고 마이크를 통해 나오는 목소리는 마치 지하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처럼 끊겨 나오기 시작했다.
지원연설을 시작한 한 대표의 마이크는 여전히 말썽이었다. 마이크 불량상태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보던 우 후보와 한 대표의 표정에서는 웃음과 동시에 난감함이 읽혔다.
마이크 불량은 물론 당사자들에게는 난감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것을 듣는 유권자들한테는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했다.
한 대표가 고장난 마이크로 MB정권과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을 호소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갑자기 마이크가 안나오자 한 대표는 작은 목소리로 “이게 뭔가 잘못됐나?”라고 말했다.
갑자기 연설을 듣던 시민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새누리당 심판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도...이게 뭔가 잘못됐나?”
결국 연설은 한바탕 웃음과 함께 종료됐다. 약 15분 간 고장난 마이크와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며 진땀을 뺀 한 대표지만, 뜨거운 시민들의 환호에 시원한 봄바람을 맞고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