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소매금융시장 공략을 위한 정중동(靜中動)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시장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콩상하이은행(HSBC) 인수, ‘KDB다이렉트뱅킹’ 등 수신기반 확보를 위한 준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에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HSBC 국내 지점 11개를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하고, 기본적인 인수 조건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HSBC 본사 측과 교환하기로 했다. 이어 산은은 다음 주부터 4주간의 일정으로 실사에 들어간다. 최종 인수시점은 오는 6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수신기반 확충을 위해 HSBC의 국내 점포를 인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HSBC 서울지점을 인수하면 지점 수는 현재 65개에서 76개로 늘어난다. 가계대출 규모도 1291억원에서 4200억여원으로 증가한다.
또한 강 회장이 수신기반을 늘리기 위해 꺼내든 ‘KDB다이렉트뱅킹’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행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일반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KDB다이렉트뱅킹’은 매달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 6개월간 수신을 7500억원 늘리는 성과를 봤다.
다이렉트 뱅킹을 통한 수신기반 확충에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산은은 점포 개설도 당초 목표치 200개 점포에서 135개 점포로 대폭 낮췄다.
이 외에도 강 회장은 체크카드 시장 진출, 우체국금융망 이용 등 소매금융 영역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는 10월 주식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산은금융지주는 기업공개(IPO) 성공 못지 않게 기업가치 평가도 중요하다”면서 “수신기반 확충을 통해 소매금융의 취약점을 최소화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