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드라이버 샷을 한 버바 ‘왼손잡이 장타자’ 버바 왓슨(34·미국)의 볼은 우측으로 밀려 나무숲으로 낙하해 흙바닥. 루이스 우스투이젠(30·남아공)도 우드로 티샷한 볼이 우측으로 밀려 러프.
먼저 핀과 231야드 남겨놓고 세컨드 샷한 우스투이젠의 샷은 그린에 못미쳤다.
155야드는 남긴 왓슨. 웨지를 잡고 왓슨은 앞쪽 나무로 인해 오른쪽으로 완벽한 훅을 걸었다. 왼손잡이여서 훅이다. 볼은 핀과 우측에 붙었다. 반만, 우스투이젠은 어프로치가 깃대를 지나쳤다. 4m 거리의 파퍼팅은 홀을 살짝 빗겨가면서 보기를 범했다. 조지아대 소비경제학 전공의 왓슨에게 갤러리들은 그린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손을 들은 뒤 왓슨은 첫 퍼팅을 했지만 보너스 버디는 없었다. 파로 마감했다.
마스터스 신(神)은 결국 왓슨을 선택했다.
경기를 마친 왓슨은 캐디를 끌어안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이어 모친 몰리 왓슨과 한동안 포옹을 했다. 아마도 작고한 부친이 눈앞을 스쳤을 것이다.
코치없이 독학으로 메이저대회에 등극한 왓슨.
그린재킷을 입었다. 우승상금 144만달러.
메이저 첫승이었고 PGA 투어 통산 4승이다.
왼손잡이 마스터스 우승을 마이크 위어(42ㆍ캐나다), 필 미켈슨(42ㆍ미국)에 세번째 선수다.
이변이 일어났다.
전날 2위에 나서 마스터스 통산 4승을 기대케했던 ‘미국의 자존심’ 미켈슨은 4번홀(파3)에서 트리플보기(더블파)가 천추의 한(恨)이 됐다. 미켈슨은 합계 8언더파 280타(74-68-66-72)타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매트 쿠차(미국)과 공동 3위에 그쳤다.
2010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우스투이젠은 2번홀(파5)에서 알바트로스 기록은 그저 행운으로만 남았다. 아이언으로 두번째 샷한 볼은 그린앞에 떨어져 40야드 이상의 거리를 구르고 굴러 핀에 파고 들었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왓슨은 13번홀부터 4개홀 연속 버디를 골라낸 최고의 날을 만들며 우스투이젠과 연장전을 만들었다.
왓슨은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435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76회 마스터스 최종일 경기에서 4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8타(69-71-70-68)를 쳐 이날 3타를 줄인 우스투이젠(68-72-69-69)과 서든데스로 연장 우승을 가렸다.
첫 출전한 ‘루키’ 배상문(26·캘러웨이골프)에게는 멋진 경기였다.
타이거 우즈(37·미국)를 이겼다. 배상문은 비록 상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하며 세계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배상문은 이날 5타를 잃어 합계 4어버파 292타(75-71-69-77)로 전날보다 19계단이 밀려난 공동 38위에 그쳤다.
전날 3언더파를 치고 마지막 날 경기를 기대했던 배상문은 그러나 티샷과 아이언 샷이 흔들린데다 퍼팅마저 홀을 파고들지 못하며 중위권으로 밀려나야 했다. 1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불안한 출발을 보인 배상문은 7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듯 했다. 그러나 이글이나 버디를 잡아야할 13번홀(파5)에서 다시 더블보기를 범했고 17, 18번홀에서 줄보디로 무너졌다.
타이거 우즈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5개로 2타를 잃어 합계 5오버파 293타(72-75-72-74)로 세계골프랭킹 2위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 등과 공동 40위에 그쳤다.
지나달 25일 끝난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30개월만에 우승해 마스터스 우승을 기대케했던 우즈는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드라이버샷, 들쑥날쑥한 아이언에다 퍼팅까지 말썽을 부리며 4일간 한번도 언더파를 치지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그러나 우즈는 이날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양용은(40·KB금융그룹)은 이날 아마추어 스코어인 81타를 쳐 합계 11오버파 299타(73-70-75-81)로 전날보다 25계단이나 떨어진 공동 57위에 그쳤다.
케빈 나(29)는 합계 2언더파 286타(71-75-72-68)를 쳐 공동 12위에 오르며 내년도 마스터스 시드권을 확보했다.